행안부, 표준기술 선정 실패…운영절차 우선 마련키로
국가적 재난에 대비해 관련 정부기관의 통신망을 하나로 통합하는 재난안전통신망(옛 국가통합망) 구축사업이 표준기술을 선정하지 못하면서 결국 내년 말로 연기됐다.

1일 행정안전부는 최근 국방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소방방재청 등 중앙부처 재난안전통신 담당실무자와 연구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재난안전통신망 관련 회의를 개최한 결과, 2011년 말에 재난안전통신망의 표준기술을 선정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현재 경찰, 소방 등 일부 기관에서 운영 중인 테트라(TETRA) 기술을 재난안전통신망의 표준기술로 선정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했으나 재난안전통신망의 표준운영철자(SOP)가 마련되고 관련 주파수가 확보되는 2011년 말로 사업을 연기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행안부는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계기관 범위를 기존 1441개에서 566개로 축소할 계획이다. 또 재난현장에서 재난기관간의 합동대응 절차방법 등을 명확하게 정립하기 위한 표준운영절차를 마련한 뒤 표준기술을 선정할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당장 테트라 방식으로 추진하자는 방안과 좀 더 시간을 두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방안을 놓고 다양한 논의를 거친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재난현장에서 각 기관간의 통신망 표준운영절차 마련과 재난안전통신망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필요한 재난망 전용 주파수 확보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기존의 주파수공용통신(TRS) 기술인 테트라, 아이덴(iDEN)과 함께 국산 이동통신 기술인 와이브로, 특수목적용 통신규격인 마넷(MANET) 등을 재난안전통신망 표준기술로 검토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전 세계적으로 국가재난망에 활용되고 있는 테트라와 토종기술인 와이브로가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와이브로가 채택될 경우 세계적으로 국가재난망에 활용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선점과 해외수출 등 막대한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디지털 주파수공용통신 시장의 판도를 뒤바꾸는 것은 물론 향후 해외 수출 등에 따른 부가가치만 해도 어림잡아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까지 국가재난망에 활용된 사례가 없어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점과 기술개발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난안전통신망 사업이 또다시 연기되면서 국가통합망 사업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가통합망 사업은 특정업체의 독점 논란과 기술종속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결국 백지화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김사혁 연구원은 "재난안전통신망의 실질적 사용자인 유관기관들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성급하게 추진하는 대신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하기로 한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라며 "경제성보다는 국민의 편익이 우선하는 만큼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갖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z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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