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ㆍSK브로드밴드 개인정보유출 판결에 영향 촉각
옥션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배상 책임이 없다는 1심 판결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집단소송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해킹을 당한 기업이 자진 신고하는 문화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업계는 우선 이번 판결로 유사 소송인 GS칼텍스, SK브로드밴드(구 하나로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판부는 사고의 원인이 내부의 소행이나 시스템 마비가 아닌 중국 해커에 의해 보안시스템이 뚫리는 바람에 회원들의 이름, 연락처, 주민등록번호 등 주요 개인정보가 유출된 점을 분명히 했다. 즉, 회사 직원의 과실로 정보가 유출된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나 GS칼텍스 사고와는 쟁점이 다르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앞서 법원은 리니지의 회원 정보유출 사건에서는 1인당 10만원씩, 국민은행의 회원 정보유출 사건에서는 1인당 20만원씩의 배상책임을 인정하기도 해 각각 사건별로 다른 판결이 내려진 셈이다. 즉, 재판부는 법에 정해진 보안 수준을 유지한 상황에서 해킹을 당한 것은 고도화된 해킹 기법상 불가항력이라는 판단으로 풀이한 셈이다.

다만 재판부는 "옥션이 법적인 책임은 면하더라도 기업의 도의적, 사회적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회원들에 대해 특전 부여 등 적절한 조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해, 향후 옥션의 대응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2008년 1월경 발생한 옥션 해킹사건이 사회적으로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된 데는 중국발 해킹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1081만명에 이르는 네티즌 개인정보가 유출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정보유출 사고로 역대 최대인 14만여명의 소송인단이 원고로 이름을 올렸다.

업계는 또한 이번 판결로 인해 해킹을 당한 기업이 개인정보유출 책임에서 자유로워졌다고 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히려, 해킹 기술이 날로 첨단화되는 만큼 보안 기준 강화와 함께 국내 기업의 보안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국회에서 계류 중인 `개인정보보호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개인정보처리원칙을 규정하고, 개인정보의 엄격한 보호를 의무화한 것이 골자다. 특히,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을 인식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형성돼야 한다는 게 보안업계의 기대다.

또 일각에서는 옥션이 해킹 뒤 신속하게 자진신고를 한 점도 이번 판결에 큰 영향을 준 만큼, 국내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해킹 당하더라도 집단소송을 우려해 쉬쉬해온 관행이 달라지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옥션이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배상 의무가 없다는 법원의 판결은 해킹을 당한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줬기 때문이다.

자진신고는 정보유출로 인한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정보가 유출된 개인이 보이스피싱 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데다, 아이디나 비밀번호 등을 변경할 경우 피해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기업 옥션으로서는 이번 소송가액이 1인당 50만~200만원으로 전체 15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이었던 만큼, 기업의 명운을 가를 수도 있었던 위기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사실 이번 판결은 이베이 계열 관계자들까지도 "1인당 피해보상액이 5만원 이하면 추가 소송 우려는 미미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볼 만큼 낙관하기가 어려웠다.

원고가 항소할 경우 법정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나, 일단 옥션은 이번 판결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향후 한국시장에서 계열사 G마켓과 함께 사업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G마켓 구영배 사장이 별도로 G마켓인터내셔널이라는 법인을 차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옥션-G마켓 통합법인 박주만호는 몇 년 만에 한국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심화영기자 dorothy@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