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경쟁 제한가능성 없어…법 위반땐 조치"
공정거래위원회가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등 LG그룹의 통신 3사간 합병을 조건 없이 허용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호열)는 3일 이들 3사의 합병이 통신산업 구조에 미칠 영향을 검토한 결과,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조건 없이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G텔레콤은 지난 10월 15일 LG데이콤 및 LG파워콤과 합병계약을 체결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인가신청을 했으며, 공정위는 10월19일 방통위로부터 3사 합병 건의 경쟁제한성 여부에 관한 협의요청을 접수해 이를 조사해 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LG그룹 통신 3사간 합병은 계열사들간 기업결합으로 간이심사 대상에 해당되나 통신산업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임을 고려해 경쟁사들이 제기한 쟁점들을 중심으로 심도있게 검토했다"며 "LG 3사는 후발 통신사업자로서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고 결합상품 판매 등으로 이미 통합이 이뤄져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심사의 주요 쟁점은 △LG전자의 수직계열화 강화 △계열사 부당지원 등 불공정거래행위 △한국전력의 합병법인 지분보유 및 스마트그리드시장 경쟁문제 등이었다.

우선 합병법인은 경쟁력 있는 통신단말기 제조사인 LG전자와 수직계열을 형성해 이동전화 경쟁사들의 단말기 구매선 봉쇄 효과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이 검토됐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LG전자는 SK텔레콤(40%), KT(30%)에 대한 단말기 공급 비중이 높아 계열사만을 우대할 유인이 낮고 삼성전자 등 대체 가능한 유력한 단말기제조사가 존재하므로 경쟁사들의 단말기 구매선이 봉쇄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합병법인을 지원하기 위해 LG그룹의 부당지원, 사원판매, 과다경품 제공 등 불공정행위 재발로 경쟁사 배제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과거 LG그룹의 통신관련 사원판매 및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는 후발사업자로서 경쟁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발생된 측면이 있고 자금력에서 SKT와 KT가 더 우월한 상황에 있어 과다 경품제공 등 우려는 LG 통신군의 고유한 문제라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한 경쟁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행위에 대해 사전규제보다 행위 발생시 사안별로 제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또 LG파워콤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한전이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위한 정보통신망 구성시 지분관계가 있는 합병법인을 우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한전은 주요 의사 결정시 정부 지시에 따라야 하고 감시감독을 받고 있어 제휴업체 선정 등에 있어 적은 지분 때문에 LG합병법인과 배타적으로 협력할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합병 전 한전의 LG파워콤 지분 38.8%는 합병법인 지분 7.5%로 전환되고 한전은 이미 LG파워콤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합병법인의 한전전주 상단조가선 단독 사용문제가 또 다른 쟁점으로 부각됐다. LG파워콤은 현재 한전전주 상단조가선을 독점 사용하고 있어 다른 통신사들은 하단을 공동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다른 유선통신사업자의 설비경쟁 능력을 제약함으로써 경쟁사업자를 배제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신영선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이는 합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효과와 무관하다"며 "다만 이미 공정위가 지난 2001년 3월 이미 시정조치한 사안인데도 경쟁제한적 요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01년 공정위 시정명령에 따라 한전은 `배전설비 공가업무 처리지침'에서 당시 계열회사인 파워콤에게 상단조가선 사용권을 주도록 규정하던 것을 전력통신망 설치ㆍ운영자에게 부여하도록 수정했지만 LG파워콤이 전력통신운영자로 선정돼 상단조가선을 단독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하단조가선을 이용하는 경쟁사들의 설비확보에 애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향후 가입자망 고도화 과정에서 공정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한전에 관련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시장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경쟁사들이 우려를 표명한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라든지 사원판매 행위 등 법 위반행위가 나타날 경우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윤정기자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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