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신종플루에 대한 한국인들의 대처는 미약하다 못해 용감한 수준이다." 얼마 전 한국에 관광을 온 한 외국인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이 말을 듣고 많은 부분 공감을 했다. 최근 보건당국이 신종플루가 정점을 지났다는 발표를 했지만 한편으로는 신종플루를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인 환자가 발생하기도 해 상황을 주시하며 신속히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예방접종이 진행돼 발병률도 어느 정도 수그러들고 있다는 대체적 진단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을 되돌아보면,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서 격이 떨어지는 일들이 적지 않았다. 첫 감염자를 발견했음에도 전염을 막거나 최소화하는 조치가 서툴렀고, 예방 백신을 충분히 비축해 두지 않아 백신을 구하는데 여러 달이 걸렸으며, 취약 계층에게 신속하게 보급하는 일 또한 크게 미흡했다.
그렇게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국민인 우리의 대처란 그저 조금 있으면 수그러들겠지, 걸려도 누구나 죽는 건 아니라니까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일상생활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마스크를 쓴다든지 공공장소에 나가는 것을 삼가야 하는 공중 도덕은 물론이고, 기침할 때 손수건이나 휴지를 쓸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음에도 실제 행동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특히 독감에 취약계층인 어린 학생들의 등교나 학원 출입을 줄여서 다수에게 급속히 점염되는 것을 막는 시기를 맞추지 못해, 많은 아이들이 신종플루에 걸려서 고열에 시달려야 했다.
신종플루는 오래 전 수천만의 희생을 불러왔던 스페인 독감의 아류다. 만약 이번 독감이 좀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내포하고 있었다면 우리나라 전체의 피해가 어느 정도였을지 정말 아찔한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웃 일본은 우리나라 인구의 2.3배나 되지만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는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이를 뒤집어 보면 신종플루로 인한 우리나라의 사망자수가 최소한 일본의 두 배가 넘는다는 말이다. 의료수준은 비슷한 두 나라지만 정부의 대처방식과 개개인의 위생수준이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 정도를 확실하게 판가름한 것이다. 발병 초기 지하철을 탔을 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는 일본에 비해, 우리는 마스크를 쓰는 사람을 유난하다며 쳐다보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신종플루도 병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사고에 기반한 의학적 예방과 치료가 해결책이다. 전염병의 예방, 발생, 전염 및 치료의 모든 경로에 본래 역할을 담당하는 보건소와 병원 그리고 의사, 간호사 및 약사의 전문성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민 모두가 합리적인 판단과 대처를 하는 일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에 가래까지 동원하지 않도록 하는 대안이다.
마스크를 쓰거나 기침을 할 때 휴지나 손수건을 사용하면, 호흡기에서 나오는 바이러스를 걸러주거나 포집하여 주변으로 번져가는 균을 줄여준다. 이런 의미에서 개인의 청결을 유지하고 기침에 손수건을 사용하는 습관은 약으로 처방하는 이상으로 과학적이다. 이는 남에게 피해를 줄이는 공중도덕의 실천이고 개인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또 아이가 공부해야 하니까 혹은 학생이 결석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전통 관념으로 전염성 감기에 걸린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일은 이기적이고 동시에 매우 비과학적이다.
이제 우리는 G20 정상회담을 유치할 만큼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첨단 과학과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역량이 세계 10위권인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우리나라의 품격과 국민의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인 생각과 판단은 과학자나 기술자만의 전유물이어서는 곤란하다. 모든 국민들이 의식주 생활에 숨어있는 과학적 실천을 생활화하는 과학기술중심국가가 되어야 비로소 개인의 격이 올라가고 나라는 가히 선진국이라고 분류되는 것이다.
신종플루 이상의 전염병은 세계적으로 언제든지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전염성 강한 질병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위기관리 대응대책을 확실하게 세우고, 국민들 또한 자신과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대처를 할 줄 알아야한다.
지난 7월에 발생한 DDoS 대란 이후 우리는 또 얼마나 잘 사이버테러에 대해 대처를 해왔는지 되새겨 볼 일이다. IT강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도 않으며, 또 유지하기 위해선 몇 배의 투자와 체계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산은 많이 오른다고 사고가 나는 것이 아니라 산을 얕보기 때문에 사고를 당한다"라는 어느 산악인이 한 말이 생각난다. 질병과 사이버 보안에 대한 대처는 국가와 국민이 하나가 되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다시금 이런 일에 '용감하다'는 말을 들어서는 절대 안될 일이다.
"신종플루에 대한 한국인들의 대처는 미약하다 못해 용감한 수준이다." 얼마 전 한국에 관광을 온 한 외국인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이 말을 듣고 많은 부분 공감을 했다. 최근 보건당국이 신종플루가 정점을 지났다는 발표를 했지만 한편으로는 신종플루를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인 환자가 발생하기도 해 상황을 주시하며 신속히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예방접종이 진행돼 발병률도 어느 정도 수그러들고 있다는 대체적 진단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을 되돌아보면,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서 격이 떨어지는 일들이 적지 않았다. 첫 감염자를 발견했음에도 전염을 막거나 최소화하는 조치가 서툴렀고, 예방 백신을 충분히 비축해 두지 않아 백신을 구하는데 여러 달이 걸렸으며, 취약 계층에게 신속하게 보급하는 일 또한 크게 미흡했다.
그렇게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국민인 우리의 대처란 그저 조금 있으면 수그러들겠지, 걸려도 누구나 죽는 건 아니라니까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일상생활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마스크를 쓴다든지 공공장소에 나가는 것을 삼가야 하는 공중 도덕은 물론이고, 기침할 때 손수건이나 휴지를 쓸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음에도 실제 행동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특히 독감에 취약계층인 어린 학생들의 등교나 학원 출입을 줄여서 다수에게 급속히 점염되는 것을 막는 시기를 맞추지 못해, 많은 아이들이 신종플루에 걸려서 고열에 시달려야 했다.
신종플루는 오래 전 수천만의 희생을 불러왔던 스페인 독감의 아류다. 만약 이번 독감이 좀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내포하고 있었다면 우리나라 전체의 피해가 어느 정도였을지 정말 아찔한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웃 일본은 우리나라 인구의 2.3배나 되지만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는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이를 뒤집어 보면 신종플루로 인한 우리나라의 사망자수가 최소한 일본의 두 배가 넘는다는 말이다. 의료수준은 비슷한 두 나라지만 정부의 대처방식과 개개인의 위생수준이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 정도를 확실하게 판가름한 것이다. 발병 초기 지하철을 탔을 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는 일본에 비해, 우리는 마스크를 쓰는 사람을 유난하다며 쳐다보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신종플루도 병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사고에 기반한 의학적 예방과 치료가 해결책이다. 전염병의 예방, 발생, 전염 및 치료의 모든 경로에 본래 역할을 담당하는 보건소와 병원 그리고 의사, 간호사 및 약사의 전문성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민 모두가 합리적인 판단과 대처를 하는 일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에 가래까지 동원하지 않도록 하는 대안이다.
이제 우리는 G20 정상회담을 유치할 만큼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첨단 과학과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역량이 세계 10위권인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우리나라의 품격과 국민의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인 생각과 판단은 과학자나 기술자만의 전유물이어서는 곤란하다. 모든 국민들이 의식주 생활에 숨어있는 과학적 실천을 생활화하는 과학기술중심국가가 되어야 비로소 개인의 격이 올라가고 나라는 가히 선진국이라고 분류되는 것이다.
신종플루 이상의 전염병은 세계적으로 언제든지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전염성 강한 질병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위기관리 대응대책을 확실하게 세우고, 국민들 또한 자신과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대처를 할 줄 알아야한다.
지난 7월에 발생한 DDoS 대란 이후 우리는 또 얼마나 잘 사이버테러에 대해 대처를 해왔는지 되새겨 볼 일이다. IT강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도 않으며, 또 유지하기 위해선 몇 배의 투자와 체계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산은 많이 오른다고 사고가 나는 것이 아니라 산을 얕보기 때문에 사고를 당한다"라는 어느 산악인이 한 말이 생각난다. 질병과 사이버 보안에 대한 대처는 국가와 국민이 하나가 되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다시금 이런 일에 '용감하다'는 말을 들어서는 절대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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