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
최근 우리 경제의 실물지표는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불어 닥쳤던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우리 경제의 위기극복 속도가 다른 선진국들보다도 매우 빠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가 위기 속에서도 조금씩 희망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위기극복을 위한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 노력과 함께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은 국민적 단결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번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우리 경제는 지나치게 높은 대외 의존도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생산성 격차문제를 드러냈다. 높은 대외 의존도는 우리 경제의 외부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내성을 약하게 만들고 이는 곧 내수 부진으로 이어진다. 내수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수출만으로는 높은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는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으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생산성 격차를 확대시키는 악순환의 반복으로 결국 우리 경제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이러한 문제들은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계층간 양극화, 고용 양극화 등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1960~70년대 보릿고개를 걱정해야 할 만큼 절대적 빈곤을 겪었던 우리나라는 산업화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그 결과 국민소득은 2만 달러에 달하고,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을 자랑할 만큼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놀라운 발전을 했다. 이러한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2010년 G20 정상회의의 대표 의장국이 될 정도로 국제적인 지위 또한 높아졌다.

그러나 경제위기와 때를 같이해 골목 시장에 진출한 일부 대기업으로 인해 수많은 소상공인들이 폐업위기에 직면해 있다. 대형마트의 등장과 무분별한 확산으로 위축돼 가던 동네상권은 이제 SSM(슈퍼슈퍼마켓)으로 인해 궁지에 몰렸다.

경제 위기로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구직자는 좀처럼 찾기 힘든 실정이다. 또한 대기업에 납품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원자재 가격은 올라도 납품단가가 묶여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사업체의 99%는 중소기업이고, 우리경제 약 88%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경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들은 현재 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희망은 가지면서도 동시에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조선시대 최고의 부자로 알려진 경주 최부잣집의 가훈은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마라,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라고 한다. 경주 최부잣집의 300년 부의 비결은 가진 자의 사회적 책임과 나눔의 정신인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119조 2항은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 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굳이 헌법적 가치를 되새기지 않더라도 우리경제의 장기적 발전과 사회적 안정을 위해서는 자유로운 경쟁과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 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한 경쟁질서의 확립이 절실하다.

경제위기를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위기 이후의 선진경제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경제의 새로운 발전 전망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절대다수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하며, 이와 함께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체제의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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