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의 역사/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 펴냄/432쪽/1만4000원
"집안의 광장인 거실은 감시의 시선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이에 여성들이 전화 통화를 위해 방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집안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저항의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용건만 간단히 하라는 핀잔과 통화습관이 노출되는 것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자신에게 할당된 하나의 회선을 장악함으로써 자유를 얻었기 때문이다."
1가구 1전화 시대를 지나 휴대전화 4000만 시대에 접어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통신비를 지출하는 나라다.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전화와 함께 한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업무를 보고 놀이를 즐기면서 소통과 생활을 모두 해결한다. 오늘날 한국인에게 전화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사람들은 전화를 이용해 개인적 관심과 사회적 이슈를 나누고 전파한다. 울리지 않는 전화의 주인은 무시당하고 값비싼 고사양의 휴대전화는 출시되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 전화는 언제부터 이렇게 우리 깊숙이 들어온 걸까. 전화에 기대어 삶을 영위하는 한국인의 심리에는 어떤 근간이 있으며 대한민국에서 전화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시사평론가 강준만 교수가 색다른 교양서를 펴냈다. 강 교수는 전화와 함께 울고 웃는 전화광의 시대에 통렬한 조소를 보낸다. 일찍이 그레이엄 벨이 전화를 발명했을 때 전화는 오로지 '소통'을 위한 도구였지만 이제는 새로운 형태의 '종교'가 되었기 때문이다.
책은 전화를 통해 한국 사회의 단면을 꼼꼼하게 들춰낸다. 풍부한 사료와 다양한 기사, 각종 사료들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전화가 처음 도입된 개화기 무렵, 큰절을 네 번 올리고서야 전화를 받았던 풍경에서는 웃음이 절로 터진다. 전화의 역사는 오늘날을 살고 있는 우리의 또 다른 얼굴이기도 하다. 다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우리는 자유롭게 전화를 쓰면서도 여전히 소통을 갈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지성기자 ezsape@
"집안의 광장인 거실은 감시의 시선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이에 여성들이 전화 통화를 위해 방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집안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저항의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용건만 간단히 하라는 핀잔과 통화습관이 노출되는 것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자신에게 할당된 하나의 회선을 장악함으로써 자유를 얻었기 때문이다."
1가구 1전화 시대를 지나 휴대전화 4000만 시대에 접어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통신비를 지출하는 나라다.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전화와 함께 한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업무를 보고 놀이를 즐기면서 소통과 생활을 모두 해결한다. 오늘날 한국인에게 전화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사람들은 전화를 이용해 개인적 관심과 사회적 이슈를 나누고 전파한다. 울리지 않는 전화의 주인은 무시당하고 값비싼 고사양의 휴대전화는 출시되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 전화는 언제부터 이렇게 우리 깊숙이 들어온 걸까. 전화에 기대어 삶을 영위하는 한국인의 심리에는 어떤 근간이 있으며 대한민국에서 전화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시사평론가 강준만 교수가 색다른 교양서를 펴냈다. 강 교수는 전화와 함께 울고 웃는 전화광의 시대에 통렬한 조소를 보낸다. 일찍이 그레이엄 벨이 전화를 발명했을 때 전화는 오로지 '소통'을 위한 도구였지만 이제는 새로운 형태의 '종교'가 되었기 때문이다.
책은 전화를 통해 한국 사회의 단면을 꼼꼼하게 들춰낸다. 풍부한 사료와 다양한 기사, 각종 사료들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전화가 처음 도입된 개화기 무렵, 큰절을 네 번 올리고서야 전화를 받았던 풍경에서는 웃음이 절로 터진다. 전화의 역사는 오늘날을 살고 있는 우리의 또 다른 얼굴이기도 하다. 다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우리는 자유롭게 전화를 쓰면서도 여전히 소통을 갈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지성기자 ezs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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