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부문 아직 받아줄 힘 없어
8월의 설비투자 공공부문 전월비 지수가 96년 통계작성 이후 최악을 기록하고 토목부문 건설수주는 10년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설비와 건설분야 투자지표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다.

이 같은 지표 하락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집행이 사실상 힘을 다했기 때문으로, 정부는 내년 예산을 당겨 쓰는 방식으로 재정 조기집행 기조를 이 어나가고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시작하는 등 묘수를 찾고 있으나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5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설비투자는 전년동월대비 16.6% 감소를 기록했다. 국내기계수주만 보면 -16.8%로 석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공공부문 국내기계 수주의 경우 -15.7%로 4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으며 연중으로도 8월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계절적 특성을 감안하기 위해 계절조정 수치를 보면 8월에 전월비로 -39.2%를 기록, 지난 2002년 4월에 -44.1%를 기록한 이후 가장 안 좋게 나왔다.

공공부문만 떼어보면 계절조정 전월비는 -93.3%나 돼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6년 6월 이후 최악이다.

경제위기 이후 사실상 재정사업으로 지탱하던 건설분야의 경우 사정은 더욱 안좋다. 8월 건설기성(공사가 이루어진 부분)은 작년 8월과 비교해 6.8%가 감소, 올해 들어 월별 수치로는 가장 나빴다.

공공부문의 경우 14.3%로 아직 증가세가 유지됐으나 연중으로 볼 때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6월에는 44.1%였다가 7월에 17.5%를 기록하는 등 떨어지는 속도가 가 파르다.

공종별로 보면 토목이 -0.1%를 기록했는데 이는 23개월만에 첫 마이너스다. 지난 2년 동안 공공분야의 토목사업이 많았다가 8월부터 현격히 줄어든 모습이다.

향후 활동을 짐작할 수 있는 건설수주 역시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29.5%를 기록, 석 달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수치는 작년 12월 이후 가장 낮다. 공종별로는 토목이 -68.6%로 9개월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감소율은 10년5개월 전인 1999년 3월의 -71.7% 이후 최저치다.

정부는 경기회복 시점에 경제가 활력을 얻기 위해서는 그동안 재정에서 받쳐오던 건설 등 산업을 이제는 민간부문에서 받아줘야 하는데 아직 미진하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4분기 예산 가운데 10조~12조원을 3분기에 앞당겨 집행하고 연말 불용액을 최소화하며 공기업투자도 늘리는 등 투자보완 방안을 추진중이나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내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예산을 배정해 조기집행한다는 방침이지만 매년 국회 예산심의는 법정 시한을 훌쩍 넘겨 연말까지 미뤄지곤 했기 때문에 계획대로 될지도 불투명하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나 상반기보다 약해지면서 건설분야 등에서 지표들이 많이 악화됐다"면서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토목사업을 재개할 예정이긴 하지만 지방 미분양 아파트가 해소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민간분야 건설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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