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위주 장세의 역효과` 지적도
1일 주식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악재로서의 본격적 면모를 드러냈다.

그동안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이 다소 주춤하면서 수급 구조가 불안해진 가운데 환율에 대한 부담감으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특정 종목을 서로 팔려 하는 악성 연쇄 반응마저 나타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지수는 한때 1,630선을 밑돌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3% 이상 떨어진 것을 비롯해 현대차와 LG전자, 현대모비스, LG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 중 전기전자업종과 자동차 관련주들이 3∼6%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이들 종목은 최근까지 이어진 상승세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 왔는데, 이 종목들이 급락 흐름을 타기 시작하면서 지수의 낙폭도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환율에 대한 부담감이 무시 못할 수준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대부분 수출주인 전기전자와 자동차 관련 종목들을 끌어내렸다고 풀이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화 가치가 절상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유리해지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며 "지금까지 1,150원 정도까지는 괜찮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시장에서 형성돼 왔는데 환율이 1,150원으로 접근하는 속도가 빨리지면서 경계 심리를 유발시켰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1,249원이었던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1,200원선 아래로 내려선 이후 지난 28일까지 1,186∼1,196원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지난 29일부터 다시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해 전날에는 1,178.10원을 기록했다.

이날도 주식시장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환율은 반등했지만 여전히 1,180원선에 머물러 있다.

대신증권 박중섭 연구원은 "환율 부담이 가중된 상태에서 전날 발표된 8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경기 회복 속도의 둔화 우려까지 제기됐다"고 풀이했다.

대형 수출주들에 주로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실현에 나설 때 이 매물을 받아줄 투자 주체가 명확하지 못하다는 점도 이날 급락의 원인으로 꼽혔다.

김성주 팀장은 "모두가 비슷한 종목들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에서 팔기 시작하자 일종의 군중 심리가 발생해 일제히 내다 팔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올들어 나타났던 상승 추세나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에 대한 선호도 자체가 반전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을 보였다.

원상필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700이라는 `마디 지수`를 넘어서려면 여러번의 안착 과정이 필요하며 아직 그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고,대신증권 박중섭 연구원도 "추세의 전환이라기보다는 내년 1분기의 상승세를 앞둔 조정 과정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동양종금증권의 원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 규모가 앞으로 2∼3일까지 더 이어진다면 외국인의 매수 추세가 바뀐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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