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틈새사업 발굴…대일 무역 의존도 낮춰야
삼성경제연 보고서

일본이 가공조립부문을 중국, 동남아시아로 이관하고 고부가가치 부품소재 사업을 강화하는 사업구조로 전환하면서 부품소재부문에서 제 2의 활황기를 맞이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최종제품의 심장부분은 일본에 남겨두고 저부가가치, 범용 기술로 할 수 있는 조립공정을 해외로 이전하는 이른바 '스마일 커브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삼성경제연구소는 일본의 부품소재 산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일본경제가 둔화되고 있지만, 부품소재 분야는 오히려 수출과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엔고 여파로 휘청이던 일본이 2009년 1월을 바닥으로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는 것.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수출은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부품소재 수출이 일본의 전체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소재 부문 수출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총 수출에서 소재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2.8%에서 2008년 17.1%로 증가했고, 2009년(7월 누계 기준)에는 19.1%로 치솟았다. 부품 수출 또한 올해 3월 이후 소재와 동반 성장을 같이 하고 있다.

이는 니치 시장을 독과점함으로써 작지만 강한 산업을 일본이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대표적인 것이 액정(LCD)과 반도체용 재료부문이며 일본이 세계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액정, PDP, 유기EL 등 평판 디스플레이는 한국, 일본, 대만이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관련 핵심 제조장비와 부품은 사실상 일본이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본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니치시장 독점과 저부가가치 공정을 해외로 이전, 핵심 사업만을 일본에서 담당하는 이른바 스마일 커브 전략이 맞물리면서 일본기업의 부품소재 시장점유율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과점 시장이 형성된 후에는 후발기업이 쉽게 참여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고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가격지배력을 확보해 니치시장을 독과점 하는 산업구조가 만들어진 것.

구 연구원은 "IT분야의 경우 한국과 대만 참여가 본격화되면서 D램, FPD(평판디스플레이) 등 일본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했지만, 일본은 오히려 부품소재 장비 등의 저변확대를 꾀하면서 산업 전체의 부가가치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일본은 첨단분야에서 차별화 제품에 맞는 부품을 개발, 시장확대의 기회로 활용하는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R&D 투자 확대도 부품소재 부문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한 요소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일본기업은 불황속에서도 R&D투자를 확대, 일본 기업의 연구개발 GDP비율(2.68%)도 한국(2.49%)에 비해 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개발 형태와 기술획득 방식 또한 다른 나라가 모방하기 힘든 산업내 협업을 중시, 최종 가공조립 기업과 부품소재 기업이 협력하는 협업체제가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대일 무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차세대 틈새사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며 "한일 FTA 협상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부품소재 산업에서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협력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 산업계로부터 기술이전, 합작, 직접 투자 등을 활성화해 한국을 매력적인 부품소재 시장으로 만들어 직접투자를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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