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형펀드 투자로 수익을 올리고 나서 은행 상품으로 갈아타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시중자금이 속속 은행권으로 유입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추석 이후에도 본격적인 수신 확보 경쟁을 벌일 태세여서 금리가 연 5%를 넘어서는 1년 만기 정기예금이 등장할지 주목된다.

◇ 시중자금, 은행으로 U턴

29일 한국은행과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23일까지 예금은행의 저축성 예금은 8월 말보다 10조8천586억원 증가했다. 저축성 예금의 월별 증가액은 지난 7월 2조1천434억 원에서 8월 12조9천994억원으로 6배가량 늘어난 뒤 이달 들어서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저축성 예금에는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과 정기예금 등이 포함된다. 저축성예금 등의 증가로 국민.우리.신한.기업.하나.외환은행과 농협 등 7개 은행의 총수신도 지난 25일 기준 868조5천995억원으로 8월 말보다 9조2천504억원이나 증가했다.

반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고객 예탁금은 9월 들어 23일까지 6천727억원 증가해 8월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으나 은행권의 저축성예금에 비해서는 미미했다. 또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머니마켓펀드(MMF)에서는 7월 2조4천657억원, 8월 6조4천669억원에 이어 이달 1~23일 5조1천638억원 순유출됐다.

이처럼 저축성예금이 급증하는 것은 법인 자금과 개인투자자들의 펀드와 MMF 환매 자금이 대거 MMDA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시장에서 1,700선에 육박한 종합주가지수가 더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펀드를 환매해 차익을 실현하고서 안정적인 은행 상품 돈을 넣어두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있다는 것이다.

또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증권사의 CMA는 일부 회사를 중심으로 4% 후반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으나 월급 및 공과금 이체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고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MMDA가 부각되고 있다.

더구나 MMF도 이점으로 꼽히던 수익률(1년 기준)이 평균 2%대로 떨어져 1~2%대 수준인 MMDA와 비교해 고금리 장점이 사라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 때문에 법인들은 초단기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고 개인들 역시 펀드 환매 자금을 대기성 상품에 넣어놓고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MMF는 당일 환매가 불가능한 데다 금리 이점도 사라졌다"며 "MMF에 머물러 있던 법인자금이 대거 MMDA로 갈아타고 있다"고 말했다.

◇ 예금 금리 5% 돌파할까

시중은행들은 펀드 환매 자금 등을 유치하기 위해 예금 금리를 속속 올리고 있다. 현재 은행들의 1년 만기 예금 금리는 최고 연 4.8%이다. 더구나 작년 하반기에 7~8%대 금리로 유치한 정기 예금의 만기가 10~12월 중에 집중돼 있어 이 자금을 다시 유치하기 위한 은행간 자금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은행들이 1년 만기 예금 금리를 최고 4.8%까지 제시하고 있다"며 "추석 이후로 연 5%대 금리를 주는 예금 상품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은행은 이번에 은행권으로 유입되는 시중자금이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단기 자금 성격이 짙다며 예금 금리를 연 5% 이상으로 올리는 데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단기 수신성 자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도 100%를 밑돌고 있다"며 "펀드 환매 자금 등으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만 유입되고 있으나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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