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걸` 김자인(22.고려대)이 스포츠클라이밍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김자인은 이달 초 이탈리아 아르코에서 열린 `록 마스터(Rock Master) 초청 스포츠클라이밍 대회` 난이도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최고수준의 선수 12명이 초청된 대회에서 아시아권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유일하게 초대된 김자인은 예선과 결선을 거쳐 당당히 정상을 차지했다. 그동안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이 주최하는 월드컵대회에서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려온 김자인으로서는 비록 초청대회였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거둔 값진 우승이었다.

김자인은 여세를 몰아 이번 주말 또 하나의 `기적`에 도전한다. 바로 벨기에에서 열리는 제4차 월드컵 대회 우승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국내 선수가 스포츠클라이밍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적은 한 차례도 없다. 김자인이 지난 4월 일본에서 열린 IFSC 월드컵 대회 볼더링(줄을 매지 않고 5m높이의 암벽을 홀드를 잡고 등반하는 종목)에서 2위를 차지하고, 3개월 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난이도(몸에 줄을 매고 15m 높이의 인공암벽을 제한 시간 내에 오르는 종목)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10년 이상 국내 스포츠클라이밍계를 쥐락펴락했던 고 고미영도 4위가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이를 잘 아는 김자인은 초청대회 우승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준우승 징크스`를 깬 소감을 묻자 "공식 월드컵이 아니라 초청경기였잖아요. 이제 공식 대회에서 우승을 한 번 해봐야죠"라고 당돌하게 말했다.

김자인은 그러면서 "올해 성적이 기대 이상인 만큼, 다치지 않고 자신의 경기만한다면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신장 153㎝, 몸무게 43㎏의 `왜소한` 체격의 김자인은 자신이 닮고 싶어하는 선수로 여자가 아닌 스페인의 남자 선수 라몬 줄리안을 꼽는다.

줄리안 역시 신장이 159㎝에 불과하지만 피나는 노력과 강한 정신력으로 신체적열세를 극복, 세계랭킹 1, 2위를 다투는 `인간승리`의 표본이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김자인은 지난 7월 히말라야 낭가파르밧(8천125m)을 오르고 내려오다 유명을 달리한 스포츠클라이밍계 대선배 고 고미영의 정신력을 높이 평가한 다.

그는 "미영 언니는 제가 스포츠클라이밍을 시작하기 전부터 항상 멋있게 봐왔던선수"라면서 "미영 언니의 강한 정신력을 항상 본받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난이도 부문 세계랭킹 5위, 난이도와 볼더링을 합한 통합부문 3위인 김자인은 목표를 묻자 "많은 이들에게 스포츠클라이밍을 더 많이 알리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세계 중심에 서야 한다"라면서 "고산 등반 부문에 비해 스포츠클라이밍의 인지도가 낮지만,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인지도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세계 최고를 향해 오르는 `스파이더걸` 김자인이 땀 방울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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