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봉학 교수, 정조학술대회서 발표 예정
지난 2월 조선 정조대왕(1752~1800)이 노론 벽파의 핵심 인물 심환지(沈煥之.1730~1802)에게 보낸 비밀어찰 297통이 공개되면서 언론과 대중의 최대 관심은 정조의 독살설로 모아졌다.

최근에는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신임 총리가 드라마 `이산`의 탤런트 이서진씨와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정조처럼 정치를 하겠다"고 말해 정조의 정치와 사상에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한신대 국사학과 유봉학 교수는 22일 경기도문화의전당 컨벤션센터(수원시 주최, 조선시대사학회 주관)에서 `정조시대 정국동향과 정조어찰`을 주제로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정조 독살설의 허구성을 지적할 예정이다.

그는 20일 수원화성박물관을 통해 사전 배포된 발표 요지문에서 "정조어찰첩은 노론 벽파와 정조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일부 소설과 대중역사서가 유포한 정조 독살설에 다시금 의문을 제기한다"며 "이들이 소설적 상상을 통해 오류에빠지게 된 것은 사료의 오역과 오독, 왜곡의 결과"라고 역설했다.

그는 "정조어찰첩은 정조의 인간적 면모와 정조시대 정치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노출시켜 학계는 물론 대중과 대중매체에 충격을 안겨줬다"며 "학계로서도 이 새로 운 `1차 사료`의 등장을 계기로 사료 활용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게 됐다"고도 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정치사 연구에서 활용돼 온 조선왕조실록 등에 대한 사료로 서의 한계를 새삼 확인하게 됐고 어찰에 정조시대 정치의 이면이 드러남에 따라 그동안 학계의 정치사 연구를 사실의 차원에서 점검하는 것도 시급한 일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정조시대 정치사 연구와 사료`를 주제로 기조강연하는 그는 정조 독살설의 근저에 자리 잡은 식민사관의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할 예정이다.

학술대회에서는 박현모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18세기 노론의 정치관과 정국운영기술), 서울대 최성환 박사(정조대 정국동향과 벽파), 이근호 국민대 박사(정조대의 정국동향과 소론), 권두환 서울대 교수(정조어찰의 설득력과 논리), 백승호 서울대 박사(심환지의 생애와 문학활동) 등이 논문을 발표한다. 박현모 교수는 영조와 정조시대 노론 신하들의 언행에 나타난 정치관과 정국 운영기술을 분석해 노론이 세도정치기를 포함해 140여년간(1724~1863) 장기 집권할 수있었던 요인을 제시한다.

최성환 박사는 정조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왕권 중심의 정치를 추구한 것이 아니라 신하들과 논의해 정국을 운영하는 군신공치(君臣共治)를 추구했다고 주장한다.

최 박사는 "따라서 벽파는 정조의 반대 세력이 아닌 동조세력으로 화평책(和平策)을 구사하며 정조 탕평의 중심적 위치에 있었다"는 새로운 해석을 제기할 예정이 다.

앞서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은 지난 5월 정조어찰첩(正祖御札帖)을 발간하면서 "정조의 사망 원인은 정조어찰첩을 근거로 보면 그의 기질과 지병에 따른 병사(病死)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수원화성박물관 개관을 기념해 정조어찰 공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어서 정조시대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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