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더운 날 초ㆍ중ㆍ말복 일컬어
'절기' '60갑자' '음양오행설' 결합
■ 바이오&헬스
서늘하던 여름 날씨가 이달 중순 들어서면서 모처럼 제 모습을 찾았다. 역시 삼복(三伏)의 명성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초복과 중복은 그냥 넘어갔지만 말복을 그냥 넘길 수 없었던 모양이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주의보를 견뎌내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참아내야 한다. 삼복의 뜨거운 햇볕이 있어야만 가을의 풍성한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 이제는 아침저녁 제법 선선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삼복은 설날, 한식(寒食), 단오, 추석과 함께 음력을 사용하던 동양에서 계절을 분명하게 알려주는 명절 아닌 명절로 여름 중에서도 가장 더운 날로 알려진 초복, 중복, 말복을 한꺼번에 일컫는 말이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보양식을 먹고 쉬는 풍습이 남아있다. 삼복의 전통은 중국의 진(秦) 시대부터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의 공전을 근거로 하는 음력(陰曆)에서는 1년이 12달 354일이다. 평균 3년마다 윤달을 두기는 하지만 태양의 공전주기인 365.2425일과의 차이 때문에 음력만으로는 계절의 변화를 정확히 알아내기는 어렵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24절기다. 절기는 천구에서 태양의 궤도를 춘분점을 기준으로 15도 간격으로 등분해서 결정된다.
복날은 그런 '절기'에 전통적인 '60갑자'와 '음양오행설'을 결합시켜 만든 것이다. 60갑자는 10개의 천간(天干)과 12개의 지지(地支)를 차례로 결합시켜 만든 동양의 독특한 60진법의 숫자 표기 방식으로 주로 연월일을 나타내는 목적으로 활용했다.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로 이뤄진 천간과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로 구성된 지지를 음양오행설로 해석하거나 12종의 동물과 대응시켜서 길흉(吉凶)을 점치는 목적으로 사용했다. 출생 연월일시를 60갑자로 표시한 사주팔자(四柱八字)가 대표적인 경우다.
초복(初伏)은 태양의 고도가 가장 높은 하지(6월 21일)가 지난 후 세 번째 경(庚)일이다. 뜨거운 태양이 대지를 달구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하지의 일진(日辰)에 따라 하지에서 20여 일이 지난 7월 11일부터 20일 사이가 된다. 천간의 7번째에 해당하는 '경'(庚)은 오행의 '금'(金)과 음양의 '양'(陽)에 해당하고 계절로는 가을을 뜻하는 것으로 여긴다. 중복(中伏)은 그로부터 10일이 지난 네 번째 경(庚)일이다.
그런데 말복(末伏)의 기준은 하지가 아니라 입추(8월 8일경)이다. 입추가 지난 첫 번째 경일이 말복이다. 그래서 중복과 입추의 간격이 열흘이 넘으면 중복과 말복 사이에 20일의 간격이 생기는 월복(越伏)이 된다. 올해가 그런 경우였다. 중복은 7월 24일(庚午)이었고 입추는 8월 7일이었기 때문에 중복에서 20일이 지난 8월 13일(庚寅)이 말복이었다. 물론 올해 경험했듯이 삼복 더위가 언제나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아직도 24절기가 음력에서 유래된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음력이 표시된 달력을 봐야만 절기를 알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달을 근거로 만들어진 음력은 계절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지구 자전축의 방향과 태양의 상대적인 방향에 의해서 결정되는 북반부에서의 계절은 양력(陽曆)에 더 정확하게 반영된다. 그래서 양력에서는 24절기의 핵심인 춘분(3월 21일), 하지(6월 21일), 추분(9월 23일), 동지(12월 22일)가 거의 매년 같은 날이 된다.
누구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배운 양력의 그런 특성이 일상생활에서는 완전히 잊혀져 버리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계절의 변화가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는 정말 어려운 모양이다.
서강대 교수/화학ㆍ과학커뮤니케이션
'절기' '60갑자' '음양오행설' 결합
■ 바이오&헬스
서늘하던 여름 날씨가 이달 중순 들어서면서 모처럼 제 모습을 찾았다. 역시 삼복(三伏)의 명성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초복과 중복은 그냥 넘어갔지만 말복을 그냥 넘길 수 없었던 모양이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주의보를 견뎌내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참아내야 한다. 삼복의 뜨거운 햇볕이 있어야만 가을의 풍성한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 이제는 아침저녁 제법 선선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삼복은 설날, 한식(寒食), 단오, 추석과 함께 음력을 사용하던 동양에서 계절을 분명하게 알려주는 명절 아닌 명절로 여름 중에서도 가장 더운 날로 알려진 초복, 중복, 말복을 한꺼번에 일컫는 말이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보양식을 먹고 쉬는 풍습이 남아있다. 삼복의 전통은 중국의 진(秦) 시대부터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의 공전을 근거로 하는 음력(陰曆)에서는 1년이 12달 354일이다. 평균 3년마다 윤달을 두기는 하지만 태양의 공전주기인 365.2425일과의 차이 때문에 음력만으로는 계절의 변화를 정확히 알아내기는 어렵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24절기다. 절기는 천구에서 태양의 궤도를 춘분점을 기준으로 15도 간격으로 등분해서 결정된다.
초복(初伏)은 태양의 고도가 가장 높은 하지(6월 21일)가 지난 후 세 번째 경(庚)일이다. 뜨거운 태양이 대지를 달구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하지의 일진(日辰)에 따라 하지에서 20여 일이 지난 7월 11일부터 20일 사이가 된다. 천간의 7번째에 해당하는 '경'(庚)은 오행의 '금'(金)과 음양의 '양'(陽)에 해당하고 계절로는 가을을 뜻하는 것으로 여긴다. 중복(中伏)은 그로부터 10일이 지난 네 번째 경(庚)일이다.
그런데 말복(末伏)의 기준은 하지가 아니라 입추(8월 8일경)이다. 입추가 지난 첫 번째 경일이 말복이다. 그래서 중복과 입추의 간격이 열흘이 넘으면 중복과 말복 사이에 20일의 간격이 생기는 월복(越伏)이 된다. 올해가 그런 경우였다. 중복은 7월 24일(庚午)이었고 입추는 8월 7일이었기 때문에 중복에서 20일이 지난 8월 13일(庚寅)이 말복이었다. 물론 올해 경험했듯이 삼복 더위가 언제나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아직도 24절기가 음력에서 유래된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음력이 표시된 달력을 봐야만 절기를 알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달을 근거로 만들어진 음력은 계절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지구 자전축의 방향과 태양의 상대적인 방향에 의해서 결정되는 북반부에서의 계절은 양력(陽曆)에 더 정확하게 반영된다. 그래서 양력에서는 24절기의 핵심인 춘분(3월 21일), 하지(6월 21일), 추분(9월 23일), 동지(12월 22일)가 거의 매년 같은 날이 된다.
누구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배운 양력의 그런 특성이 일상생활에서는 완전히 잊혀져 버리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계절의 변화가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는 정말 어려운 모양이다.
서강대 교수/화학ㆍ과학커뮤니케이션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