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KSLV-Ⅰ) 발사가 발사 7분 56초를 남겨 놓고 중지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발사체 밸브를 작동시키는 고압탱크의 압력저하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수일 내 발사 재시도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우주 로켓 발사가 성공률이 낮은 지난한 일임을 나로호 카운트다운 중지에서도 알 수 있다. 나로호는 발사를 재시도할 수 있는 만큼 발사가 실패한 것이 아니다.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다음 발사는 반드시 성공해야 할 것이다.

로켓 발사 실패나 중지는 우주개발 선진국에서도 빈번히 일어난다. 위성로켓 발사에 나섰던 국가들의 첫 발사 성공률이 27.2%에 그치고 있는 점을 봐도 우주 로켓 발사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알 수 있다. 나로호의 자동발사 시스템 중지는 발사 후 궤도 이탈이나 폭발이 일어나는 것처럼 돌이킬 수 없는 실패가 아니어서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발사 중지는 보다 완벽한 기술 축적을 위해서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발사 중지로 국민들의 실망이 클 것이다. 그동안 숱한 발사 연기를 경험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렇더라도 발사에 참여한 우리 과학기술자들을 격려하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면서 러시아 기술진들과 호흡을 맞춰온 우리 기술진들의 실망감은 일반 국민들에 못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우주 강국을 향한 우리의 꿈은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이었다. 이번 발사 중지에서 드러날 문제점도 무난히 극복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로호 발사는 원래 2005년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기술 도입 선인 러시아의 일방적 일정변경으로 4년이나 지연됐다. 그간의 우여곡절을 딛고 오늘 여기까지 온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인공위성 기술에서는 축적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992년 아리안4호 로켓에 실려 발사된 우리별1호 이후 무궁화위성 5호와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2호에 이르기까지 인공위성의 자체제작과 운영에서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KAIST는 인공위성을 자체 제작하고 있으며 무궁화2호 위성의 영상기술은 1m급 이내로 선진국 위성 성능에 뒤지지 않는다.

다만 발사체 개발과 기술에 있어서는 초보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과제였다. 나로호 개발 과정을 통해 축적된 기술은 우리의 발사체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 개발의 목적은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는다. 우주는 개발을 기다리는 신천지다. 우주로 나아가야 우주항공산업뿐 아니라 기후, 자원 및 신물질 개발, 교통통신, 의료건강, 군사적 측면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다. 선진국들은 지구 환경을 벗어나 행성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자력 우주기술의 확보야말로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거치지 않으면 안 될 통과의례인 것이다.

특히 발사체 기술의 자립 없이는 진정한 우주강국에 진입할 수 없다. 어제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내년 R&D사업 예산을 10% 늘리고 우주분야 기술자립을 핵심 과제로 삼은 것은 다행이다. 나로호 발사 중지는 성공을 더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망할 일만은 아니다. 우주 개발은 천문학적인 투자 못지 않게 인내심이 필요한 분야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