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에 전방 세트업체 단가인하 압력
상장 20개사 상반기 실적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가 국내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업계의 실적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17일 기업들이 금감원에 제출한 전자공시에 따르면 팹리스 상장사 20개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이들 업체의 평균 매출액이 187억3000만원, 평균 영업이익은 -1억2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지난해 상반기 실적과 비교해보면 매출총액은 지난해 4457억원에서 올해는 3746억원으로 711억원이나 줄어들었다. 평균 매출액도 222억8000만원에서 187억3000만원으로 약 35억원이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엠텍비젼이 반기 매출 809억원을 기록해 선두자리를 지켰고, 이어 티엘아이와 텔레칩스, 실리콘화일이 각각 452억원, 384억원, 32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엠텍비젼과 함께 업계 대표 업체로 자리매김해 온 코아로직은 22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44% 가량 매출이 감소했다.

매출액과 함께 이익률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개 상장자의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률 평균은 -7.7%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21%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다. 흑자를 낸업체 가운데 이익률이 개선된 업체는 실리콘화일, 엘디티 등 2개 업체뿐이었으며, 두 자릿수 이익률을 기록한 업체는 텔레칩스(12%)와 넥스트칩(12%), 피델릭스(10.9%)밖에 없어 지난해와 큰 대조를 이뤘다.

반면 코아로직과 이엠엘에스아이, 다믈멀티미디어, 넥실리온은 지난해 반기 대비 이익률이 각각 26.1%, 201%, 44%, 48.5% 하락하며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코아크로스, 상화마이크로텍, 씨앤에스테크놀로지, 펜타마이크로 등도 지난해에 이어 적자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팹리스 업계의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는 환율 하락과 전방 세트업체의 단가 인하 압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삼성, LG 등 반도체 수요업체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원가 절감에 나선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한 팹리스 업체 사장은 "고객사로부터 두 자릿수 단가 인하를 2차례나 받으며 수익성이 악화 됐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많았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계절적인 반도체 수요 증가 이유로 상반기보다는 반드시 매출과 이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며 "다들 최악이라고 예상했던 올해 상반기를 잘 견딘 만큼 하반기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영은기자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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