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ㆍ네트워크 이용 이용자 위치 파악
무선랜 환경서도 위치 추적기능 뛰어나
삼성SDSㆍMS 등 기술개발 상용화 앞장

이제는 자동차 운전자의 필수품이 된 네비게이션은 기본적으로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지구 상공을 도는 20여개 인공위성과 교신하면서 현재 위치와 속도, 시간을 인식합니다. 그런데 GPS나 위성통신 없이도 GPS에 버금가는 정확도를 보여주는 네비게이션 기술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바로 WPS(WiFi Positioning System)입니다.

지난해 초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위치인식 기술을 선보입니다. 그가 꺼내 보인 아이폰 화면에 현재 행사가 열리는 컨벤션 센터내 위치가 표시되면서 가장 가까운 애플스토어에 갈 수 있는 경로가 표시된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데모에 사용된 아이폰에 GPS 장치가 들어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위성 통신 없이 밀폐된 실내 행사장에서 사용자 위치를 정확히 찾은 비밀은 바로 와이파이(WiFi), 즉 무선랜 덕분이었습니다.

◇실내ㆍ보행자용으로는 부족한 GPS=현재 가장 대중화된 위치추적 장치는 GPS로 기본적으로 3개 이상의 위성을 이용해 좌표를 계산합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위성 신호 수신이 어려운 실내나 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심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오차가 최대 수십미터에 달해 보행자 네비게이션 같은 새로운 트렌드를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새로운 네비게이션 기술을 끊임없이 연구해 왔습니다. 가장 먼저 주목받은 것은 휴대폰 기지국입니다. 휴대폰은 거의 매일 휴대하고 전파 도달거리가 실내외를 넘나든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지국은 보통 수백미터 간격으로 설치돼 있어 정확도가 크게 떨어집니다. 현재 국내 이통사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위치찾기 서비스가 정확도 논란에 휩싸인 것도 이 때문이지요.

무선인식(RFID)과 블루투스 등도 검토 대상이었습니다. 특히 초광대역무선통신(UWB)의 경우 실내 위치추적시 오차가 수센티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선이 집중됐었습니다. 그러나 높은 정확도에 비해 전파 송수신 거리가 짧고 별도의 기지국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투자비가 문제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주목받은 것이 바로 무선랜입니다. 본래 무선랜은 학교, 병원, 공항 등 소규모 단위 지역을 커버하는 통신망입니다. 거추장스러운 선 없이 통신이 가능한 장점이 있고 넷북, PMP, 스마트폰 등 무선랜 지원기기가 급증하면서 최근에는 사무실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폭넓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선랜은 GPS의 대표적인 음영지역인 도심 지역 사무실을 중심으로 집중 설치돼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전세계에 이미 2조 7000만대의 무선공유기(AP)가 보급됐다고 합니다. 시애틀 지역의 경우 도심지에선 1㎢당 1000개가 넘는 AP가 분포돼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강남을 비롯한 도심 밀집지역의 경우 1㎢당 수천개의 AP를 감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무선랜 이용 도시 음영지역 커버=WPS(WiFi Positioning System)는 바로 이런 점에 주목한 기술입니다. 무수히 존재하는 AP와 그 네트워크를 이용해 위치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무선랜은 소지역이라고 하지만 전파 도달거리가 상대적으로 길고 전파가 장애물을 투과하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구글이나 지자체 등을 중심으로 무선랜을 무상 보급하는 사업을 펴고 있어 WPS를 활용 환경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미 주요 IT 업체들은 WPS의 일찌감치 기술 개발과 서비스 상용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연구에 나선 MS는 실내 무선랜 환경에서 3미터 오차 수준을 갖는 실시간 위치추적기술을 발표했고 인텔은 이를 실외 환경까지 확대해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WPS의 오차 범위는 실내의 경우 3~5m, 실외 환경에서도 10~20m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비스 상용화도 활발히 이뤄져 MS는 로케이션파인터(Location Finder)를 윈도 라이브를 통해 서비스하고 스카이룩와이어리스는 로키(Loki)라는 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 삼성SDS도 '지니프(Jinif)'라는 휴대폰용 위치추적 솔루션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지니프는 사용자가 특정 장소에 도착했을 때 지정된 동영상과 사진 등을 보여주는 상황인지 기능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직 풀어야할 숙제 많아=아직 풀어야할 숙제도 많습니다. 무선랜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누구나 접속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 것은 많지 않고 무료 무선랜의 확산은 곧 기존 망 사업자의 매출 하락을 뜻한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반발도 예상됩니다. 개인 위치정보 이용에 따른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WPS가 기존의 위치기반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특히 유럽, 일본, 우리나라처럼 산업화가 진행된 인구 밀집 지역의 경우 휴대용 단말기가 보행자 네비게이션 역할을 수행하면서 그 위에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명동 한복판에서 가장 가까운 공개 화장실을 찾거나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잃어버린 아이의 위치를 오차 없이 찾을 수 있는 날도 머지 않아 보입니다.

자료협조=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박상훈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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