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간 이동통신 요금을 비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커뮤니케이션 아웃룩 2009` 보고서가 비교방식의 적정성에 이어 정부의 대처방식에 이르기까지 논란을 낳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아웃룩은 OECD 정보통신정책위원회(ICCP) 산하 통신인프라ㆍ서비스정책작업반(WPCISP)이 1980년부터 격년 단위로 OECD 회원국의 정보통신정책 현황을 분석해 발간하는 보고서.

지난 11일 발표된 보고서는 우리나라 이동전화 요금이 2년 전보다 낮아졌으나 국가별 가격순위는 오히려 높아져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여전히 비싼 요금을 부담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정부의 반박과 곤욕 = 방송통신위원회는 즉각 "OECD 요금비교는 회원국 1.2위사업자의 약관상 표준요금만을 비교하고 요금감면이나 할인상품은 제외돼 있어 할인요금제가 발달한 우리나라의 요금수준이 실제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SK텔레콤, KT 등 통신사도 실제 국내 이동전화 요금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객관성이 결여됐다면서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정부가 업계와 똑같은 논리를 들어 시장 자율에 따른 요금인하 유도를 외치면서 이동전화 이용자들의 부담은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 시작했다.

여기에 방통위가 통신요금 수준을 의도적으로 낮추기 위해 OECD 측에 KT의 특정할인요금제를 교체 제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방통위가 곤혹스러워졌음은 물론이다.

◇OECD의 어설픈 분석방법 = 방통위를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 없는 것이 OECD 측의 분석방법에 다소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복잡다단한 요금제를 국가별로 단순 비교하기 위해 OECD 측은 텔리젠이 개발한 T-바스켓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OECD 30개 회원국 이동전화 가입자의 평균 통화량을 소량(음성 44분 사용), 중량(114분), 다량(246분)으로 구분하고 T-바스켓에 각국의 상위 2개 사업자의 요금상품의 가입비, 기본료, 통화료, 무료이용 통화 분수 등 정보를 대입하는 것이다.

OECD는 이중 가장 낮은 요금을 나타내는 패키지상품을 선택, 다른 국가의 요금과 비교했다. 텔리젠이 인터넷상에 공개된, 전국 일반인에게 제공되는 표준약관 상품에 한해 직접 취합해 조사했다지만 이런 방식의 비교로는 오차가 클 수밖에 없다.

한국은 평균 통화량이 OECD 다량기준 통화량보다 많은데다 복잡한 할인요금제나저소득층 요금 감면제를 분석에 전혀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OECD는 통신요금 비교를 위한 통화량 기준을 통화시간으로 잘못 적시했다 방통위 측의 확인 요청을 받은 뒤에야 잘못을 인정하고 해당 내용을 통화건수로 고치기도 했다.

지난 2007년에도 텔리젠은 청소년을 가입대상으로 하는 SK텔레콤의 팅 요금제를 자료로 취합해 분석했다 나중에 오류를 인정한 적도 있었다 .

◇방통위의 적극 해명 = 텔리젠 측은 비영어권인 한국에 대해서는 직접 사업자에게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1.2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가 각각 22건의 요금제 상품을 텔리젠 측에 제출했다.

방통위는 자료교체 의혹에 대해 "지난해 12월 보고서 초안을 각국에 회람했을 당시 이미 출시사실을 통보했던 KT의 망내할인 요금제가 텔리젠 데이타베이스에서 누락된 것을 발견하고 텔리젠에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텔리젠측이 잘못을 시인하고 KT의 망내할인 요금제를 T-바스켓에 반영, 최종 보고서에 나오게 됐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텔리젠 DB에는 OECD 28개 회원국의 망내할인 상품이 포함돼 있어 KT 망내할인 상품이 포함된데 따르는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할인상품이라 할지라도 OECD 측에서 T-바스켓 범주에 넣은 약관상품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망내할인 상품은 KT 합병 후 패밀리 요금제로 변경된 상태다. 방통위 관계자는 "엉터리 보고서를 만든 OECD를 탓해야지, 왜 방통위를 탓하는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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