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땅, 중동/서정민 지음/중앙북스 펴냄/424쪽/2만원
우리에게 중동은 어떠한 이미지로 다가오는가.
지지리도 가난하던 70년대. 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현장에 목수로, 미장이로 근무했던 가족들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그곳은 먼저 '기회의 땅'으로 기억될 것이다. 당시 한국은 중동 건설붐에 편승해 거둬들인 오일머니를 종자돈 삼아 도로를 뚫고 건물을 올렸다. 부모들은 만리타향에서 수년간 피땀 흘리며 벌어온 이 돈으로 자녀들을 대학에 보냈고 옷을 사입혔다. 그러나 중동에 대한 기억은 거기서 한동안 멈췄다.
21세기 들어 9ㆍ11 테러로 세계 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장면을 목격한 우리는 '글로벌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안타까움과 함께 중동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을 중첩해갔다. 그리고 2004년 김선일씨 피랍사건과 2007년 아프간 한국인 선교단체 피랍사건이 일어나면서 중동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닌 광기와 테러의 땅으로 각인되고 있다.
태양과 사막, 종교와 신, 테러와 전쟁, 갈등과 폭력... 우리가 중동에 대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더 이상 긍정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인간의 땅, 중동'은 이같은 이미지를 "타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틀어지고 왜곡된 이미지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그러면서 서구 중심주의의 중동이해는 문명의 충돌만 야기할 뿐이라며 문명의 공조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이해를 가로막는 편견과 오해의 장벽을 허물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학계, 언론의 무관심 그리고 전쟁과 분쟁, 석유중심의 경제에 대한 편향성과 유태 헤게모니가 초래한 정보의 불균형은 우리를 중동에 대한 무지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저자인 서정민 교수는 대표적 중동전문가이다. 언론사 중동 특화원으로 중동 각 국의 현장을 순회했다. 현재도 대학(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한원 중동아프리카학과 주임교수)에서 중동문제에 천착해있다.
그는 "과연 우리에게 중동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제기와 함께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그는 서구중심의 이분법적 평가에 익숙한 우리의 인식과 달리 중동은 매우 복잡다단하며 다양성을 지닌 사회라고 단언한다. 사람들의 생김새에서 정치체제, 경제구조, 개방의 정도 역시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이슬람이라는 종교 문화적 공통분모가 존재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일반화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지금의 이라크를 중심으로 발현한 인류 최고의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문명과 강력한 중앙집권 문명을 달성한 이집트, 뒤이은 유대교와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 종교가 현재 중동의 문화 다양성의 근간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우리에게 중동은 더 이상 동떨어진 남의 나라가 아니다. 1000여년 전 신라에서 시작된 우리와 중동의 만남은 필연적으로 지속되고 확대될 수밖에 없으며 경제적 이익은 물론 외교와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교류가 절실하다. 중동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가 필요한 이유다.
중동에는 강렬한 태양과 사막만 존재하고 남성의 지배아래 굴종하는 히잡의 여인과 기름 뽑는 유전만 있다고 믿는 이들에게는 강력히 일독을 권한다.
조성훈기자 hoon21@
우리에게 중동은 어떠한 이미지로 다가오는가.
지지리도 가난하던 70년대. 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현장에 목수로, 미장이로 근무했던 가족들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그곳은 먼저 '기회의 땅'으로 기억될 것이다. 당시 한국은 중동 건설붐에 편승해 거둬들인 오일머니를 종자돈 삼아 도로를 뚫고 건물을 올렸다. 부모들은 만리타향에서 수년간 피땀 흘리며 벌어온 이 돈으로 자녀들을 대학에 보냈고 옷을 사입혔다. 그러나 중동에 대한 기억은 거기서 한동안 멈췄다.
21세기 들어 9ㆍ11 테러로 세계 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장면을 목격한 우리는 '글로벌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안타까움과 함께 중동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을 중첩해갔다. 그리고 2004년 김선일씨 피랍사건과 2007년 아프간 한국인 선교단체 피랍사건이 일어나면서 중동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닌 광기와 테러의 땅으로 각인되고 있다.
태양과 사막, 종교와 신, 테러와 전쟁, 갈등과 폭력... 우리가 중동에 대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더 이상 긍정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인간의 땅, 중동'은 이같은 이미지를 "타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틀어지고 왜곡된 이미지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그러면서 서구 중심주의의 중동이해는 문명의 충돌만 야기할 뿐이라며 문명의 공조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이해를 가로막는 편견과 오해의 장벽을 허물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학계, 언론의 무관심 그리고 전쟁과 분쟁, 석유중심의 경제에 대한 편향성과 유태 헤게모니가 초래한 정보의 불균형은 우리를 중동에 대한 무지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저자인 서정민 교수는 대표적 중동전문가이다. 언론사 중동 특화원으로 중동 각 국의 현장을 순회했다. 현재도 대학(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한원 중동아프리카학과 주임교수)에서 중동문제에 천착해있다.
그는 "과연 우리에게 중동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제기와 함께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그는 서구중심의 이분법적 평가에 익숙한 우리의 인식과 달리 중동은 매우 복잡다단하며 다양성을 지닌 사회라고 단언한다. 사람들의 생김새에서 정치체제, 경제구조, 개방의 정도 역시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이슬람이라는 종교 문화적 공통분모가 존재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일반화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지금의 이라크를 중심으로 발현한 인류 최고의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문명과 강력한 중앙집권 문명을 달성한 이집트, 뒤이은 유대교와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 종교가 현재 중동의 문화 다양성의 근간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우리에게 중동은 더 이상 동떨어진 남의 나라가 아니다. 1000여년 전 신라에서 시작된 우리와 중동의 만남은 필연적으로 지속되고 확대될 수밖에 없으며 경제적 이익은 물론 외교와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교류가 절실하다. 중동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가 필요한 이유다.
중동에는 강렬한 태양과 사막만 존재하고 남성의 지배아래 굴종하는 히잡의 여인과 기름 뽑는 유전만 있다고 믿는 이들에게는 강력히 일독을 권한다.
조성훈기자 hoo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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