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규 정보미디어부장
조마조마한 마음 숨기는 것도 이젠 지칠 만하다. 마주한 시선에 속내 묻어나고, 물 아래 꼼지락거리는 발놀림도 바빠져 이제 물 밖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인다. 본심 확인시켜주지 않았으나, 교차하는 눈길만으로도 충분히 서로의 마음 읽을 수 있게 돼 버렸다. 상대에게서 돌아올 답이 두려워, 속마음을 밖으로 꺼내 놓지만 않았을 뿐.
4세대(4G) 이동통신 표준으로 유력한 와이브로에볼루션과 롱텀에볼루션(LTE)이 우리나라 한복판에서 기세 싸움을 벌이고 있다. 와이브로는 우리가 세계 처음 상용화한 이후 정부가 전략적으로 4G 진화를 모색하고 있고, LTE는 유럽방식의 GSM(2G), WCDMA(3G)에서 자연스럽게 4G로 흘러가는 중이다. 두 기술 모두 국제전기통신연합(ITU)으로부터 4G기술로 선정될 것이 확실하지만, 사업자들의 선택은 다른 문제다. 사업자들의 외면은 곧 기술의 죽음이다.
우리나라는 KT와 SK텔레콤이 3G에서 WCDMA를, LG텔레콤이 CDMA에서 진화한 동기방식의 3G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KT와 SK텔레콤은 와이브로도 서비스중이다. 그러나 와이브로는 주력 네트워크가 아닌, 데이터시장을 틈새로 겨냥한 제한된 네트워크라는 게 문제다.
땅덩어리가 넓어 특정지역엔 WCDMA망을 구축하고, 와이브로가 유리한 지역엔 와이브로망을 깔아 두 개의 망을 연계한다면 복합망 서비스 전략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국 구석구석 WCDMA망을 구축한 상황에서 와이브로와 같은 이종망을 전국에 다시 구축한다는 것은 사업자입장에선 비효율적인 투자가 아닐 수 없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4G에서 와이브로망을 주력망, 전국망으로 채택하기 어려운 게 바로 이 때문이다. 전 세계 주요 통신사업자들이 대부분 LTE를 채택해 4G로 진화해 나갈게 확연한 상황에서, LTE를 제치고 와이브로를 주력망으로 채택한다는 것은 무모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KT와 SK텔레콤은 이런 속내를 아직 드러내진 않았다. 3G 기술부터 이미 주류에서 멀어진 LG텔레콤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가야할 방향은 LTE로 세워 놓은 듯하다. 거절당할까 두려운 까닭에 아직 속마음 꺼내 놓지 못하는 사랑고백처럼.
우습게도 이같은 딜레마는 지난 2002년 3G사업자 선정당시에도 벌어졌다. 우리가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한 2G CDMA를 3G로 육성하고자 했던 정부와, 전 세계적 대세를 따라 GSM에서 진화한 WCDMA를 채택하려 했던 사업자간 충돌이 그것이다. 사업은 사업자가 하는 법, 정부는 어쩔 수 없이 SK텔레콤과 KTF(KT)에 WCDMA사업권을 주고, LG텔레콤을 탈락시켰다. 그리고 LG텔레콤에 다시 3G에서 CDMA 진화를 지속해 나갈 특명을 던졌다. LG텔레콤은 이 특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주파수 반납, 과징금 부과에다 대표이사까지 물러나야 했다.
4G사업자 선정에서 이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게 요즘 통신업계 사람들의 공통된 견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통신정책이 적어도 이대로라면 말이다. 누구에게 LTE사업권을 주고 누구에겐 또 다시 와이브로 활성화의 특명을 던질 것인가.
꺼내 놓지는 않았지만 이미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있다면, 지금쯤 대책을 세워야할 것 같다. 상대의 마음이 내게 닿았을 때, 답은 늘 둘 중 하나여야 했다. 그 마음 받아들이거나, 아프더라도 거절하거나. 사업자가 마음을 고쳐먹든지, 규제기관이 미련을 접든지. LTE가 주력망이 된다면 와이브로는 어떤 생존의 카드를 가질 수 있는 것인지, 지독한 미련에 자물쇠를 잠그고 이제 현실적 대안을 찾자.
조마조마한 마음 숨기는 것도 이젠 지칠 만하다. 마주한 시선에 속내 묻어나고, 물 아래 꼼지락거리는 발놀림도 바빠져 이제 물 밖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인다. 본심 확인시켜주지 않았으나, 교차하는 눈길만으로도 충분히 서로의 마음 읽을 수 있게 돼 버렸다. 상대에게서 돌아올 답이 두려워, 속마음을 밖으로 꺼내 놓지만 않았을 뿐.
4세대(4G) 이동통신 표준으로 유력한 와이브로에볼루션과 롱텀에볼루션(LTE)이 우리나라 한복판에서 기세 싸움을 벌이고 있다. 와이브로는 우리가 세계 처음 상용화한 이후 정부가 전략적으로 4G 진화를 모색하고 있고, LTE는 유럽방식의 GSM(2G), WCDMA(3G)에서 자연스럽게 4G로 흘러가는 중이다. 두 기술 모두 국제전기통신연합(ITU)으로부터 4G기술로 선정될 것이 확실하지만, 사업자들의 선택은 다른 문제다. 사업자들의 외면은 곧 기술의 죽음이다.
우리나라는 KT와 SK텔레콤이 3G에서 WCDMA를, LG텔레콤이 CDMA에서 진화한 동기방식의 3G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KT와 SK텔레콤은 와이브로도 서비스중이다. 그러나 와이브로는 주력 네트워크가 아닌, 데이터시장을 틈새로 겨냥한 제한된 네트워크라는 게 문제다.
땅덩어리가 넓어 특정지역엔 WCDMA망을 구축하고, 와이브로가 유리한 지역엔 와이브로망을 깔아 두 개의 망을 연계한다면 복합망 서비스 전략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국 구석구석 WCDMA망을 구축한 상황에서 와이브로와 같은 이종망을 전국에 다시 구축한다는 것은 사업자입장에선 비효율적인 투자가 아닐 수 없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4G에서 와이브로망을 주력망, 전국망으로 채택하기 어려운 게 바로 이 때문이다. 전 세계 주요 통신사업자들이 대부분 LTE를 채택해 4G로 진화해 나갈게 확연한 상황에서, LTE를 제치고 와이브로를 주력망으로 채택한다는 것은 무모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습게도 이같은 딜레마는 지난 2002년 3G사업자 선정당시에도 벌어졌다. 우리가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한 2G CDMA를 3G로 육성하고자 했던 정부와, 전 세계적 대세를 따라 GSM에서 진화한 WCDMA를 채택하려 했던 사업자간 충돌이 그것이다. 사업은 사업자가 하는 법, 정부는 어쩔 수 없이 SK텔레콤과 KTF(KT)에 WCDMA사업권을 주고, LG텔레콤을 탈락시켰다. 그리고 LG텔레콤에 다시 3G에서 CDMA 진화를 지속해 나갈 특명을 던졌다. LG텔레콤은 이 특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주파수 반납, 과징금 부과에다 대표이사까지 물러나야 했다.
4G사업자 선정에서 이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게 요즘 통신업계 사람들의 공통된 견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통신정책이 적어도 이대로라면 말이다. 누구에게 LTE사업권을 주고 누구에겐 또 다시 와이브로 활성화의 특명을 던질 것인가.
꺼내 놓지는 않았지만 이미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있다면, 지금쯤 대책을 세워야할 것 같다. 상대의 마음이 내게 닿았을 때, 답은 늘 둘 중 하나여야 했다. 그 마음 받아들이거나, 아프더라도 거절하거나. 사업자가 마음을 고쳐먹든지, 규제기관이 미련을 접든지. LTE가 주력망이 된다면 와이브로는 어떤 생존의 카드를 가질 수 있는 것인지, 지독한 미련에 자물쇠를 잠그고 이제 현실적 대안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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