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닉 암 활용 '3D 와이어 액션' 일품
원작 전략성 유지ㆍ역동성 강화
정식 한글판 스토리 이해 도움
무기 타격 효과음 빈약 아쉬워


'바이오닉 코만도'라는 제목만 듣고도 '아, 그 게임'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최신 게임 트렌드에 익숙한 사람이거나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게임을 즐겨온 게이머 중 하나일 것이다(물론 둘 다가 될 수도 있다).

관록의 게임 제작사인 캡콤이 설립 초창기인 1987년에 제작했던 이 게임은 '바이오닉 암'이라는 장비를 이용해서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졌었다. 때문에 기존 액션 게임들에 비해서 움직임이 상당히 제한되는 반면, 전략성은 더 높아진 것이 주요한 특징이었다.

당시의 메가 히트작은 아무래도 '록맨' 시리즈였기에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면이 없지 않고, 또한 독특한 조작 방식이 모든 이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던 만큼, 장기적인 시리즈 화에는 실패했지만 올드 게임 이용자들이라면 기억할 만한 특징 있는 타이틀이었음은 확실하다. 따라서 언젠가 한 번은 새로운 옷을 입고 나와주기를 기대하는 이들이 적잖은 타이틀이기도 했다.

그리고 드디어 이 바이오닉 코만도가 완전히 새로운 옷을 입고 만들어졌다. 중간에 엑스박스 라이브 등의 온라인 서비스용으로 '바이오닉 코만도 리암드'라는 타이틀이 발매되기는 했지만, 이번 타이틀과는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필자가 이 게임을 처음으로 본 것은 2008년의 동경 게임쇼였는데, 그야말로 '전설의 부활'이라는 뻔한 수식어로밖에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발전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게임을 처음 접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게임은 아마 '스파이더 맨'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생물 병기인가 그렇지 않은 가의 차이지, 사실 이동 방법 자체는 동일하지 않은가). 대신 액션성을 좀 더 강화하여 2D 액션 게임이었던 이전 작품들과는 완전히 다른 풀 3D 액션으로 탈바꿈했다.

따라서 기본적인 게임의 형태는 최근 유행하는 '기어스 오브 워'와 같은 3인칭슈팅(TPS) 게임과 흡사하지만, 다른 TPS들과는 달리 점프와 와이어 액션의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전반적인 분위기는 대단히 역동적이다. 특히 와이어를 쏠 수 있는 방향이 제한적이었던 이전의 시리즈와는 달리 와이어를 사용할 수 있는 방향이 자유로워졌을 뿐 아니라, 이에 따라 와이어를 이용한 액션 역시도 대단히 다채로워졌다.

물론 이러한 게임의 구성과 맞물려 그래픽적으로도 대단히 볼 만해졌다는 점도 큰 선물이다. 과거에서 어느 정도 발전했다고 말하기에는 머쓱해질 정도의 엄청난 발전임은 물론, 현재의 일반적인 게임들과 비교할 때도 상급으로 칠 수 있는 그래픽을 보여준다. 동일한 게임이라도 새로운 기술이 효과적으로 적용되면 얼마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다(예전의 조작감을 그대로 간직한 최신작을 내놓기 위해 저사양의 플랫폼을 택했던 록맨의 최신작과 비교하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겠다).

그래픽과 함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사운드의 경우는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사운드 디자인 자체는 잘 되어 있어 이동시의 분위기는 잘 살려주고 있지만, 무기 사용 시의 타격음 등에서 아쉬움이 약간 남는다(온라인이나 해외 커뮤니티 등에서 타격감의 빈약함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은데, 총기 사용시의 효과음이 이러한 타격감 감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도, 과거의 추억에서 벗어나 좀 더 냉정한 눈으로 보자면 꼬집어야 할 부분이 꽤나 존재한다(사실 원작의 경우도 그리 훌륭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고, 특히 극악한 난이도는 혀를 내 두를 정도였다). 특히 게임 내 도전과제가 중간에 게임을 실패한 경우에는 저장되지 않는다는 황당한 설계 때문에 육두문자에 근접한 단말마가 튀어나왔다는 얘기는 비밀로 해 두자.

분명히 손에 익었을 때 조작 자체의 재미도 있고 전술한 바와 같이 보고 듣기에는 꽤나 훌륭한 게임이기는 하다. 하지만 조작과 화면의 마술에서 벗어나면 너무 조작 하나에만 치중한 게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 아무리 조작이 재미있고 독특하다 하더라도 게임과의 조화가 필요한 법인데, 게임 전체를 겉도는 주인공의 원맨쇼 같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힘들다.

물론 폄하하기에는 훌륭한 점이 많은 타이틀인 것은 사실이며, 특히 예전의 게임에 추억을 가지고 있는 이용자라면 한번 정도 즐겨도 큰 후회는 없을 타이틀일 것이다. 게다가 싱크 등 몇몇 부분에서의 아쉬움은 있지만, 게임의 스토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한글화를 해 준 점 역시 칭찬하고 싶다('바이오해저드 5'를 한글화하는 게 더 낫지 않았겠느냐는 일부의 여론 역시 분명 존중해야겠지만, 단순히 인기도와 취향만으로 한글화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역시 생각하자. 게임도 결국 철저히 자본의 논리로 돌아가는 동네니까).

이 게임을 보면서 고전 게임의 특징을 살려내 새로 만드는 작업이 얼마나 가치있는 것이며, 반면에 또한 얼마나 어려운지를 생각하게 됐다. 지금의 시대에 메이저라고 보기는 힘든 바이오닉 코만도라는 타이틀을 부활시킨 용기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20년도 훌쩍 지나 변해버린 게임 플레이 환경에 대한 고민이 충분치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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