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ㆍ세일즈포스닷컴 등 기업시장 노려
국내 기업들도 독자 플랫폼 구축 움직임

■ 클라우드 컴퓨팅시대
(4) 주요업체 플랫폼 경쟁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의 플랫폼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구글, 세일즈포스닷컴 등 선발 주자에 이어 썬, IBM 등이 새롭게 가세하고 있고 EMC는 패키지화된 상용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기업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SDS, LG CNS 등 서버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이 독자적인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플랫폼 경쟁이 현재의 인프라 중심 클라우드 시장 이후를 전망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마존의 EC2, S3 등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대부분 스토리지와 데이터베이스, CPU 등 하드웨어 자원을 빌려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인프라 중심의 클라우드 시장은 성장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클라우드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인프라 서비스 비중은 전체의 20% 이하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서비스로서소프트웨어(SaaS) 등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와 비즈니스 프로세스(BP) 서비스의 시장 비중은 전체의 8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안 삼성SDS 정보기술연구소장은 "결국 클라우드 서비스는 미국의 유명 급여명세서 작성 대행사인 ADP처럼 업무 단위로 소프트웨어와 인프라 모두를 제공하는 BP 서비스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며 "지금의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는 BP 서비스로 나아가는 준비단계로 보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인프라 서비스 이후를 준비하라=주요 기업들이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이후를 준비하는 방식은 플랫폼 경쟁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구글은 지난해 5월 '앱엔진(APP Engine)' 서비스를 내놓고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이후의 비전을 제시했다. 앱엔진이란 웹서비스를 하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의 자원을 온라인으로 일괄 제공하는 것으로, 데이터베이스와 개발자용 개발툴은 물론 월 500MB 공간과 500만 페이지뷰에 달하는 트래픽을 무료로 지원한다. 기존의 구글 서비스와도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정제호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미래전략연구단 정책연구센터 박사는 "구글은 앱엔진을 통해 인프라 제공을 넘어 앱엔진으로 개발된 서비스의 유통 시장을 새로운 사업모델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구글의 플랫폼이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새로운 엔진으로 웹 플랫폼을 확장해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EMC의 클라우드 전략도 눈길을 끌고 있다. 가상화 기술과 데이터 관리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EMC는 기업 내부의 폐쇄적인 클라우드, 즉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초점을 맞춰 포트리스, V맥스 등 패키지 제품을 최근 선보였다.

이 제품들은 인프라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지만 클라우드 플랫폼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는 패키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아직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시장의 거부감이 존재하고 대기업의 경우 외부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내부적으로 자원효율화 등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매우 현실적인 클라우드 플랫폼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주 한국EMC 마케팅 부장은 "핵심업무는 자체 클라우드를 쓰고 일부 업무만 외부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 선점해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 스탠다드로 플랫폼 경쟁 가세=국내 기업들의 독자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3년간 클라우드 컴퓨팅을 준비해 온 삼성SDS는 올 초 분당의 정보기술연구소내에 클라우드컴퓨팅기술그룹을 신설, 모바일과 바이오인포매틱스를 전략 부문으로 선정하고 빠르면 올해까지 사업모델 검증을 마친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난 4월 클라우데라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대용량 분산 데이터 처리 기술을 확보함에 따라 그리드, 가상화에 이어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핵심 요소들을 모두 갖췄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삼성SDS의 플랫폼 전략은 오픈 스탠다드로 압축된다. 경쟁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이 언제든지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호환성이 필수적이라는 것. 김의중 삼성SDS 클라우드컴퓨팅기술그룹장은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도 오픈 API를 이용할 수 있어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클라우드의 장점인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오픈 스탠다드는 가장 중요한 플랫폼 전략"이라고 말했다.

LG CNS는 현재 클라우드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지난 2006년부터 가상화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진행해 왔으며 올해까지로 예정된 '가상화 2.0' 프로젝트가 끝나면 자원 공유와 공유 풀 형성, 민첩한 프로비저닝 등이 가능한 인프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시행에 나설 예정이다. '가상화 3.0'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현재 인프라, 솔루션, 서비스 등 여러 부서에 걸쳐 다양한 사업모델이 검토되고 있다. 송광수 LG CNS 인프라서비스 부문 부장은 "LG CNS는 이미 메인프레임 운영 경험을 통해 미터링 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이를 서버 환경에서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문화적인 거부감과 법 제도 정비 등 국내 시장 상황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플랫폼간 호환성 이슈 변수될 듯=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경우 그리드와 가상화 등에 있어서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노하우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의 IT서비스 업체의 경우 관계사를 대상으로 유틸리티 서비스 경험이 풍부해 서버 기술에 관한한 세계적인 기업들과의 플랫폼 경쟁에서도 크게 뒤쳐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특히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라는 것이 시장조사업체들의 일관된 견해다. 가트너가 전망한 올해 시장 규모도 전체 IT 시장과 비교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일부 기업들이 앞서가고 있다고 하지만 호환성과 서비스 안정성, 그리고 본격화되고 있는 플랫폼 경쟁의 향배에 따라 시장 판도 자체가 급변할 수 있다.

플랫폼 자체의 경쟁 이외에 플랫폼 간 호환성 이슈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구글의 앱엔진 기반으로 개발된 서비스는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플랫폼 종속 논란도 일고 있다.

박승안 삼성SDS 정보기술연구소장은 "각 기업의 자원과 능력을 합쳐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하는 것이 클라우드 서비스의 본질적인 개념"이라며 "자유로운 호환이 가능한 플랫폼 기반의 클라우드 생태계 모델은 국내 중소IT 기업들에게도 세계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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