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운 제니퍼소프트 상무
세계적 금융위기가 시작된지도 벌써 몇 개월이 지났다. 물론 그 금융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고 주식시장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경제가 바닥을 쳤느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우리 경제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보니 금융기관, 공공기관은 물론 일반 기업들도 IT 분야에 대한 투자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 업무 효율화 등 전통적인 IT 마케팅의 공식도 불황 앞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

그러나 최근 IT 업계의 어려움을 모두 불황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오히려 이럴 때 일수록 세계 IT 트렌드의 흐름을 살펴보고 그 대안을 찾는 시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최근 몇년 동안은 IT 업계에 뚜렷한 트렌드라고 꼽을 만한 것이 없었다. 콘솔기반의 운영체제에서 윈도라는 그래픽 인터페이스 운영체제로의 전환이 PC 시장와 IT 업계 전반에 끼쳤던 놀라운 변화라거나 턱시도, 엔타라에서 시작해 제우스 등의 히트작들이 연이어 등장한 '미들웨어'의 시대는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웹의 등장은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을 만큼 IT 역사의 주요한 변곡점으로 언급된다.

이처럼 IT 시장의 거대한 화두들은 새로운 트렌드와 시장을 만들면서 기업의 흥망성쇠사를 만들어왔고 지금도 그 영향력은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다음 트렌드는 무엇인가이다. 자바와 함께 주목받았던 코바(CORBA)는 국지적으로 유럽에서 꿈틀 거리다 시들었고 통합(Integration)이라는 화두는 적어도 시장에서 성공하지는 못했다. 컴포턴트지향개발(CBD),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ITSM, ITIL, APM 등 새로운 용어들이 등장했지만 시장을 주도 하거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최근 필자는 '그린IT(Green IT)'라는 화두에 관심을 갖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새롭게 등장한 것으로 IT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 전반에 접목될 수 있는 절묘한 표현이다.

그린IT란 작게는 전력소비를 줄이는 것에서 출발한다. 지구를 더이상 훼손하지 않는 차원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각 산업분야에서 강조되고 있다.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저전력 장비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운영장비를 최적화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상화나 그리드, 클라우드 등 새로운 컴퓨팅 페러다임이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솔루션을 이용해 시스템 효율을 높이면 물리적인 서버 숫자가 줄고 그러면 서버를 운용하기 위한 공간이 절약되고 다시 전략 절약, 관리 비용 절감 등으로 이어진다.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좋은 CPU를 적용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존의 장비의 효율을 높임으로서 추가 투자를 최소화하면서 시스템이 최고의,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애플리케이션의 최적화 내지는 장애를 최소화해 효율을 높이는 것이 CPU를 증설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발휘하면서 그린IT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린IT는 시장에 하나의 화두를 던졌지만 이를 새로운 트렌드화해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내고 신규 투자를 이끌어 내는 것은 업계의 몫이다. 그러나 필자는 여기에 한가지 더 추가해 '감성적인 접근'을 제안하고 싶다. 전통적인 솔루션 영업은 기능이 다양하고, 가격이 저렴하거나 성능이 좋다는 것 등이었지만 '그린 라이프'와 같은 접근은 어떨까.

그동안 웹 애플리케이션 운영자들은 24*365 시스템의 상태를 점검하고 장애를 복구하느라 야근과 밤샘,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삶의 질과 가치 측면에서 IT 종사자들은 스스로를 3D 업종의 하나라고 비하할 정도였다.

그린IT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성능관리(APM) 솔루션을 예로 들면 성능의 저하가 예상되는 시점을 그 원인과 함께 적절하게 알려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장애를 예방하고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면서도 시스템 담당자는 장애 원인을 찾아 밤샘하지 않아도 된다. 반복된 업무와 과도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 그것이야 말로 그린IT가 구현하는 그린라이프가 아닐까. 그린IT 트렌드는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그 방향에 관심을 갖고 개별 업체의 사업모델과 특성 등과 잘 매칭한다면 작게는 시장에 뒤쳐지지 않고 시장을 리드하는 유능한 IT 일원으로, 크게는 기술과 트렌드를 선도하는 IT 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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