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사 글로벌화 주력 한ㆍ중ㆍ일 교류도 확대
3G 콘텐츠ㆍ솔루션 표준화 '규모의 경제'통해 시너지 창출
아이디어ㆍ새기술 개발 … 셋톱ㆍVoIP 등 시장 개척 나서야

무선인터넷솔루션 업계는 그야말로 위기이자 기회를 맞고 있다.

지난해 통신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한국형무선인터넷플랫폼 위피(WIPI) 의무화 해제 논란이 그 중심에 서 있었다. 국내 휴대폰 및 무선인터넷 솔루션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위피가 지난 4월부터 자유화된 것을 업계는 일단 위기로 간주하고 있다. 그만큼 위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글로벌 휴대폰 플랫폼이 그야말로 군웅할거(群雄割據)의 춘추전국 시대를 맞는 상황에서 위피 이후를 준비할 호기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외산단말기와 이와 관련된 서비스가 진입하더라도 위피기반 콘텐츠와 솔루션을 당분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차피 시장의 빗장이 열렸다면 이를 국내 솔루션업체들이 다양한 플랫폼 경험을 쌓고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선인터넷업계의 구심점인 한국무선인터넷솔루션협회(KWISA) 김종식 회장은 이같은 위기이자 기회의 상황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 5월 28일 군산에서 열린 한국무선인터넷솔루션협회 춘계워크숍에서 그를 만났다. <편집자 주>

-지난 3월 총회에서 협회장을 연임하게 됐는데 올해 중점 사업계획을 알려달라.

"먼저 올해 사업의 핵심은 회원사들의 글로벌화다. 사실 글로벌 시장 공략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여느 때보다 가능성이 크다. '한중일(CJK) 라운드테이블'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 무선인터넷업계 교류차원에서 한중일 공동 콘퍼런스를 중국에서 개최했는데 상당한 기회를 확인했다. 현재 중국이 3G사업에 박차를 가하는데 콘텐츠나 솔루션은 태부족이다. 중국은 그동안 일본과 협력하다 지난 2월에 우리를 찾아서 외연 확대를 논의했다. 당시 중국 무선인터넷 CEO협회인 그레이트 월(Great Wall) 클럽이 초대해서 기조연설을 했다. 주요 강연내용은 같은 한자 문화권인 한중일이 교류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유럽과 미국은 이메일 문화권인데 반해 우리는 단문메시징서비스(SMS), 즉 문자문화다. 그런 면에서 공통요소가 많아 한중일이 협력해 3G 콘텐츠와 솔루션을 표준화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는 요지다. 물론 중국에서도 호응이 적지않았다.

일단 10월에 한국주관 콘퍼런스에 중국측이 참여하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양국 업계가 수시로 위원회를 구성해서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고 소싱과 관련해 협의하자고 했다. 중국은 3G사업을 시작했지만 망이 안정되려면 연말이후나 돼야 하는 만큼,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한국이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니 우리시장에서 검증된 콘텐츠와 솔루션을 중국에 선보이면 가능성이 높다."

- 4월부터 위피 의무화가 폐지됐는데 이후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두가지 측면에서 봐야하는데 일반 피처폰(범용휴대폰) 에서는 위피가 지속될 것이다. 기존 자산인 서비스를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GP(범용) OS상에서 스마트폰이 올해 도입원년인데 그 보급 여하에 따라 무선인터넷 솔루션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단순하게 외산폰 가져다 쓰면 우리 물건의 설 땅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당장은 현재 우리 콘텐츠를 최대한 돌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고 호환성 갖추는 툴이 요구된다.

또 향후 어떤 플랫폼이 추가될 지 모르지만 과도기적으로는 기존 위피자원을 활용하고 추후 주력플랫폼이 정리되면 그때 새로운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구도가 되어야한다. 일시적으로 모든 게 뒤바뀌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위피를 되짚어보자면 그동안 공과가 있겠지만 일단 공이 더 많다고 본다. 국내시장 보호를 통해 무선인터넷서비스가 업그레이드된 것은 부정하지 못한다. 다만 위피는 글로벌 추세에 맞게 변신하지 못했다. 이는 아무래도 이통사나 제조사, 솔루션업계가 모두모인 의사결정구조의 한계 때문일 것이다.

현재 위피도 3.0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지만 의무화가 해지된 마당에 굳이 새롭게 표준화하기보다는 좋은 미들웨어로 남는 게 바람직한 것 같다. 결국 위피는 GP(범용) OS의 컨버전을 위한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또 위피역시 리모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과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 SK텔레콤은 리모에 기존 위피표준을 반영하고 있다. 만약 한중일 3국이 표준화에 나선다면 굳이 애플 안드로이드나 심비안을 따르지 않아도 성공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 본다. 어렵겠지만 공동이익을 위해 노력하면 우리 제조사나 이통사 모두 득이되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들웨어나 OS는 콘텐츠를 담는 그릇인데 그릇이 좋아야 내용물도 수출되는 것 아닌가."

- 앱스토어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서도 SK텔레콤, KT가 준비중인데 어떻게 전망하나.

"오픈 마켓플레이스에서 애플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폰이라는 단일기종의 단말에, 단일OS가 2000만대 풀리며 근간이 되는 시장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그런 사례가 없다. 좋은 생태계가 관건이고 여기서 교훈을 삼아야한다. 과연 삼성, 노키아가 하는 앱스토어가 성공할 것이냐의 문제보다 개발자가 얼마나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느냐가 핵심이다. 애플은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쉽게 만들었다. 과거 위피를 보면 전문개발자들의 영역이었다. 그런면에서 SK텔레콤, KT 등이 현재 앱스토이를 준비중이지만 개발자들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들은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데, 국내 솔루션업체들과 상호협력도 시급하며 과도기적이지만 기존 위피를 쉽게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요구된다. 가령 윈도나 심비안 모두 갈 수 있으면 국내 콘텐츠 업체들에게도 좋은 것이다. 그런 면에서 위피기반 솔루션을 범용 OS기반으로 컨버팅하는 툴을 제시하는 SK텔레콤의 접근이 바람직한 것 같다."

-모바일 솔루션 업계가 어느 때보다 고전하고 있다. 해법은 뭔가. 또 이통사의 솔루션ㆍ콘텐츠 업체 줄세우기 관행도 아직 잔존한다.

"물론 구조적 문제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양쪽 입장을 다 이해해야한다. 이통사는 솔루션을 선택했는데 없어지거나 망하면 지원이 안되니 줄세우기를 할 수밖에 없다. 솔루션 업체들도 그러니 시장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얘기하는데 사실 한정된 시장에서 경쟁하다보니 그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결국 업계가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 코스닥에 승승장구하는 유엔젤, 인프라웨어는 다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해 시장을 개척한 업체다.

이제 국내 이통시장은 포화됐다. '3 스크린'같은 새로운 시장을 열어야한다. 유무선 연동이나 셋톱, VoIP, 스마트그리드 등 새로운 시장이 많다. 새 분야로 눈을 돌려서 시장을 키우고 입증된 콘텐츠를 다시 해외에 내보내고 파이를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조사나 이통사들과도 공조해야한다. 가령 중국시장의 경우 유럽과 비슷하게 심카드 기반이다. 중국에서는 검증된 위치기반서비스(LBS)나 커머스를 찾고 있다. 앞서 컬러링도 우리가 앞서서 시행해 중국에 도입된바 있다. 솔루션업체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단말제조사나 이통사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 관련업계나 정부에 대한 바람은.

"지난번 중국 방문시 현지 기자가 경제위기에 대한 통신업계의 대처방안을 묻길래 이렇게 답했다. 우리가 지난 97년 IMF위기를 겪을 때 이를 돌파했던 실마리가 CDMA 상용화였다. 이는 결국 교환기나 기지국, 단말 투자로 이어져 반도체 등 부품소재와 단말 산업의 기반이 됐고 삼성, LG가 해외로 나가는 단초를 제공했다. 중국 역시 3G 상용화를 통해 경기회복을 노릴 것이고 이는 세계경기의 선순환 구조를 일으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에 중국기자도 공감했다. IT기술은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위기극복의 큰 효자노릇을 한다. 그만큼 업계가 자긍심을 가져야한다. 또 국가적 차원에서도 제조사나 이통사, 솔루션, 콘텐츠 업체가 다양한 이익을 조화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국내 SW 산업발전을 견인하는 무선인터넷업계에 관심을 기울여달라."
정리=조성훈기자 hoo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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