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애 정경과학부 차장
아직은 사방이 어지러운 공사판인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최근 준공식을 갖고 첫 입주기관이 된 한국파스퇴르연구소(IPK)의 입구를 들어서다 보면 인상적인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출입구 한켠에 조선시대 과학자였던 장영실의 두상과 함께 또 하나의 두상을 두기 위한 빈자리가 마련돼 있는 것. 이 자리는 바로 IPK가 배출할 미래 노벨상 수상자의 두상을 둘 공간이다. 일각에서는 국내의 지나친 '노벨상 흠모'를 경계하기도 하지만 이 조형물 하나로 연구소가 갖고 있는 원대한 '꿈'이 분명하게 다가온다.
바이오신약을 연구하는 IPK는 우리 정부가 지난 2004년 프랑스의 세계적인 연구기관인파스퇴르연구소를 유치해 설립한 본격적인 의미의국제협력 연구소다. 정부가 매년 130억원의 예산을 직접 지원한다.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는 지금까지 1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곳으로 IPK는 이곳으로부터 연구인력과 연구기법, 기초연구성과 등을 들여와 명실공히 글로벌 수준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에는 1만3000명의 연구원을 가진 거대 연구기관인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원(INSERM)과 제휴를 맺고 INSERM이 확보한 기초연구 성과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IPK는 에이즈ㆍC형간염ㆍ결핵 등의 감염을 조절하는 유효화합물을 찾아내는 데 성공하는 등 설립 5년만에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고 있다. 10년 이상 걸리는 지루한 신약개발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첨단기술과 아이디어, 연구팀간의 벽을 허문 개방형 조직 운영, 연구원들의 아이디어가 연구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유연한 연구문화가 다져져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IPK가 자랑하는 가장 큰 무기는 첨단 IT와 BT, NT, 수학기술 등을 결합, 살아있는 세포의 모습을 첨단 현미경으로 직접 관찰하면서 세균 침투, 화합물과의 반응 등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신약개발 데이터를 얻는 대용량 초고속 스크리닝시스템이다. 대부분의 기관이 10조원 이상의 자금과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과거의 신약개발 프로세스에 매달려 있을 때 IPK는 과감히 현대과학이 가능케 한 첨단장비를 활용, 신약개발의 순서를 세포 중심으로 바꿔놓았다.
이와 함께 IPK의 큰 특징은 국내 정부 출연연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개방적인 연구문화다. 박사급 인력 총 41명 중 외국인이 23명을 차지하고 총 10개국 출신의 인력이 근무하다 보니 한국적인 상명하복 문화와 연구팀 내의 상하관계를 찾아보기 힘들다. 바이오, 의약화학, IT 등 서로 다른 연구그룹이 한 연구소 내에 융합돼 있으면서 연구그룹간의 물리적 벽을 최소화하다 보니 연구팀 내부뿐만 아니라 다른 팀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자연스럽다. 두껍게 세워진 칸막이 안에서 대화없이 혼자 고민하는 게 아니라 열린 공간에서 옆팀 동료에게 아이디어와 고민을 털어놓는 문화가 돼 있다는 것.이것이 바로 R&D의 속도와 효과를 높이는 촉매제로 작용한다.
한 연구자는 "서구의 연구시스템과 함께 현지 연구자들이 함께 들어왔기 때문에 이러한 문화가 이어질 수 있었다고 본다. 이러한 개방형 커뮤니케이션 문화야말로 IPK가 국내 출연연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말했다.
조직화가 너무 엄격하게 이뤄져 연구자는 하라는 대로하면 되는 출연연 조직에서는 미래변화를 이끌 융합형 연구가 힘들 수밖에 없다. 연구자와 연구팀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뤄낸 연구성과에는 과감히 인센티브를 주고 연구그룹의 책임자 한 사람이 전체를 좌우하는 권위적인 조직문화를 바꿔야만 우리 출연연에도 희망이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과제중심제도(PBS) 독립단위제도 출연연 발전의 장애물이다. 현재 PBS 하에서는 개별 연구실이 자체 연구비를 확보하면 전체 연구소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가도 어려움이 없다. 연구소 전체가 하나로 뭉치는 파워를 가지려면 PBS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신의 연구내용을 노출시키지 않고 혼자 먹고살겠다는 태도로는 미래가 없다. 조직ㆍ개인간 협업을 장려하는 융합형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화와 정책이 함께 변해야 한국 과학기술의 미래가 있다고 한 연구자는 말한다.
아직은 사방이 어지러운 공사판인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최근 준공식을 갖고 첫 입주기관이 된 한국파스퇴르연구소(IPK)의 입구를 들어서다 보면 인상적인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출입구 한켠에 조선시대 과학자였던 장영실의 두상과 함께 또 하나의 두상을 두기 위한 빈자리가 마련돼 있는 것. 이 자리는 바로 IPK가 배출할 미래 노벨상 수상자의 두상을 둘 공간이다. 일각에서는 국내의 지나친 '노벨상 흠모'를 경계하기도 하지만 이 조형물 하나로 연구소가 갖고 있는 원대한 '꿈'이 분명하게 다가온다.
바이오신약을 연구하는 IPK는 우리 정부가 지난 2004년 프랑스의 세계적인 연구기관인파스퇴르연구소를 유치해 설립한 본격적인 의미의국제협력 연구소다. 정부가 매년 130억원의 예산을 직접 지원한다.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는 지금까지 1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곳으로 IPK는 이곳으로부터 연구인력과 연구기법, 기초연구성과 등을 들여와 명실공히 글로벌 수준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에는 1만3000명의 연구원을 가진 거대 연구기관인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원(INSERM)과 제휴를 맺고 INSERM이 확보한 기초연구 성과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IPK는 에이즈ㆍC형간염ㆍ결핵 등의 감염을 조절하는 유효화합물을 찾아내는 데 성공하는 등 설립 5년만에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고 있다. 10년 이상 걸리는 지루한 신약개발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첨단기술과 아이디어, 연구팀간의 벽을 허문 개방형 조직 운영, 연구원들의 아이디어가 연구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유연한 연구문화가 다져져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와 함께 IPK의 큰 특징은 국내 정부 출연연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개방적인 연구문화다. 박사급 인력 총 41명 중 외국인이 23명을 차지하고 총 10개국 출신의 인력이 근무하다 보니 한국적인 상명하복 문화와 연구팀 내의 상하관계를 찾아보기 힘들다. 바이오, 의약화학, IT 등 서로 다른 연구그룹이 한 연구소 내에 융합돼 있으면서 연구그룹간의 물리적 벽을 최소화하다 보니 연구팀 내부뿐만 아니라 다른 팀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자연스럽다. 두껍게 세워진 칸막이 안에서 대화없이 혼자 고민하는 게 아니라 열린 공간에서 옆팀 동료에게 아이디어와 고민을 털어놓는 문화가 돼 있다는 것.이것이 바로 R&D의 속도와 효과를 높이는 촉매제로 작용한다.
한 연구자는 "서구의 연구시스템과 함께 현지 연구자들이 함께 들어왔기 때문에 이러한 문화가 이어질 수 있었다고 본다. 이러한 개방형 커뮤니케이션 문화야말로 IPK가 국내 출연연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말했다.
조직화가 너무 엄격하게 이뤄져 연구자는 하라는 대로하면 되는 출연연 조직에서는 미래변화를 이끌 융합형 연구가 힘들 수밖에 없다. 연구자와 연구팀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뤄낸 연구성과에는 과감히 인센티브를 주고 연구그룹의 책임자 한 사람이 전체를 좌우하는 권위적인 조직문화를 바꿔야만 우리 출연연에도 희망이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과제중심제도(PBS) 독립단위제도 출연연 발전의 장애물이다. 현재 PBS 하에서는 개별 연구실이 자체 연구비를 확보하면 전체 연구소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가도 어려움이 없다. 연구소 전체가 하나로 뭉치는 파워를 가지려면 PBS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신의 연구내용을 노출시키지 않고 혼자 먹고살겠다는 태도로는 미래가 없다. 조직ㆍ개인간 협업을 장려하는 융합형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화와 정책이 함께 변해야 한국 과학기술의 미래가 있다고 한 연구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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