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문 "노무현은 몰랐다"…檢, 관련성 수사
盧 소환 4.29 재보선 이후로 미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21일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이 대통령 특수활동비를 빼돌려 조성한 비자금 12억5천만원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대통령 특수활동비는 연간 100억원 정도로, 영수증이 필요하지 않고 국정감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으며 각종 단체에 금일봉 형식으로 지원하는 데 사용되는 것.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노 전 대통령 퇴임 후에 주려고 만든 돈인데 노 전 대통령은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2005∼2007년 특수활동비를 뭉칫돈으로 수차례 빼돌려 비자금을 만든 뒤 일부만 상가 임대료 등에 사용하고 대부분 차명계좌에 고스란히 보관한 점에 주목해 노 전 대통령이 조성 과정에 묵시ㆍ명시적으로 관여했거나 이 돈 자체가 노 전 대통령을 위한 자금일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경리를 담당했던 2∼3명을 최근 불러 조사했으나 이들은 횡령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차명계좌의 명의자이 자 정 전 비서관의 지인인 2∼3명을 불러 비자금 조성에 관여하게 된 경위를 조사했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에서 횡령 사실과 함께 2004년 12월 하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백화점 상품권 1억원 어치를, 또 2006년 8월 현금 3억원을 받은 혐의 까지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9일 영장실질심사에서는 박 회장으로부터 상품권을 받은 적이 없고 3억원도 자신이 받은 것이 아니라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12억5천만원 횡령과 3억원 뇌물수수 및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0일 영장을 재청구, 구속 여부가 21일 오후 늦게 결정된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3억원과 상품권은 특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박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 베트남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따내고, 경남은행 인수를 시도하는 과정 전반에 대한 `포괄적 뇌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확보한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의 외화송금거래 내역에서 출처가 의심스러운 돈거래를 찾아내 돈의 출처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2007년 6월29일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청와대 대통령 관저로 보낸 100만 달러 또한 건호씨가 유학자금으로 사용했는지 수사 중이다.

검찰은 2006년 남편의 유학 때문에 미국에 체류하던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 부부가 외화를 송금받은 내역도 확보해 노 전 대통령 부부로부터 건네받은 돈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비자금과 건호씨의 외화거래 내용을 보강 수사해야 하는 데다가 4.29 재보궐선거도 임박함에 따라 `정치 수사'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의 소환 시기를 다음 주 후반으로 늦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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