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 과거 그리고 미래의 화폐/네이선 루이스 지음/에버리치홀딩스 펴냄/608쪽/2만8000원
금은 완벽하거나 불변적인 존재가 아니다. 단지 사용하기 가장 편하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발생 가능성이 낮은 광물일 뿐이다. 선사시대부터 2001년까지 채굴된 금은 1억2500만㎏에 달한다. 현재 인류는 약 85%인 1억600만㎏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3400만㎏은 각국의 중앙은행에 보관돼 있고 나머지 7200만㎏은 개인 소유다. 금의 연평균 생산량은 거래량의 2% 정도에 불과하다.
금은 원소의 하나다. 오직 한 가지 형태로만 존재하며 화학적으로도 다른 원소와 결합시킬 수 없다. 변색이 되거나 녹이 슬지도 않는다. 적당히 무르기 때문에 얇게 두드려 금박으로 만들었다가 쉽게 덩어리로 복원할 수 있다. 밀도가 높아 위변조 자체가 불가능하다. 조가비처럼 부서지거나 깨지지도 않는다. 여기까지가 종이지폐에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화폐의 지존'으로 군림했던 금의 장점이다.
금 이전에는 실로 다양한 물품이 화폐로 쓰였다. 비버 가죽, 물고기, 옥수수 등에서부터 담배, 코코아 열매, 고래 이빨 등 화폐로 사용된 물품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인류 역사에 금이 등장한 순간 이들은 금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책은 기원전 7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명의 한 축을 장식했던 금의 역사를 두루 소개한다. 여기에다 미국의 화폐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금본위제'를 둘러싼 연방준비은행, 국제통화기금 등의 탄생과 비화를 파헤친다. 이와 함께 일본경제의 부흥과 몰락, 한국을 중심으로 일어난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공산주의 체제에서 자본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의 미래도 심도 있게 다뤄낸다.
저자는 이를 통해 기축통화인 달러 대신 금본위제로의 회귀를 거듭 주장한다. 금본위제야말로 과거 수백년 동안 인류에게 안정된 통화와 경제적 풍요로움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금은 정부에게 재정적인 책임을 지우고 경제 성장을 하는 데 있어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궁극의 화폐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저자에 따르면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는 1971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는 금태환 정책을 돌연 포기하면서 시작됐다. 미국 정부는 금본위제의 종말을 선언하고 지난 38년 동안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달러를 찍어냈다. 덕분에 연방준비은행과 월가의 금융재벌 역시 오랫동안 세계 경제를 주무르며 자신의 배를 채울 수 있었다.
금본위제의 장점은 유한하며 가치가 변하지 않는 금 자체에 화폐의 기반을 둘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앞다퉈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있지만 막대한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금의 인기는 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엄청난 규모의 금이 매입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조심스럽게 달러의 세대교체를 예고한다.
이지성기자 ezscape@
금은 완벽하거나 불변적인 존재가 아니다. 단지 사용하기 가장 편하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발생 가능성이 낮은 광물일 뿐이다. 선사시대부터 2001년까지 채굴된 금은 1억2500만㎏에 달한다. 현재 인류는 약 85%인 1억600만㎏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3400만㎏은 각국의 중앙은행에 보관돼 있고 나머지 7200만㎏은 개인 소유다. 금의 연평균 생산량은 거래량의 2% 정도에 불과하다.
금은 원소의 하나다. 오직 한 가지 형태로만 존재하며 화학적으로도 다른 원소와 결합시킬 수 없다. 변색이 되거나 녹이 슬지도 않는다. 적당히 무르기 때문에 얇게 두드려 금박으로 만들었다가 쉽게 덩어리로 복원할 수 있다. 밀도가 높아 위변조 자체가 불가능하다. 조가비처럼 부서지거나 깨지지도 않는다. 여기까지가 종이지폐에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화폐의 지존'으로 군림했던 금의 장점이다.
금 이전에는 실로 다양한 물품이 화폐로 쓰였다. 비버 가죽, 물고기, 옥수수 등에서부터 담배, 코코아 열매, 고래 이빨 등 화폐로 사용된 물품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인류 역사에 금이 등장한 순간 이들은 금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책은 기원전 7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명의 한 축을 장식했던 금의 역사를 두루 소개한다. 여기에다 미국의 화폐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금본위제'를 둘러싼 연방준비은행, 국제통화기금 등의 탄생과 비화를 파헤친다. 이와 함께 일본경제의 부흥과 몰락, 한국을 중심으로 일어난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공산주의 체제에서 자본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의 미래도 심도 있게 다뤄낸다.
저자는 이를 통해 기축통화인 달러 대신 금본위제로의 회귀를 거듭 주장한다. 금본위제야말로 과거 수백년 동안 인류에게 안정된 통화와 경제적 풍요로움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금은 정부에게 재정적인 책임을 지우고 경제 성장을 하는 데 있어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궁극의 화폐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저자에 따르면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는 1971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는 금태환 정책을 돌연 포기하면서 시작됐다. 미국 정부는 금본위제의 종말을 선언하고 지난 38년 동안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달러를 찍어냈다. 덕분에 연방준비은행과 월가의 금융재벌 역시 오랫동안 세계 경제를 주무르며 자신의 배를 채울 수 있었다.
금본위제의 장점은 유한하며 가치가 변하지 않는 금 자체에 화폐의 기반을 둘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앞다퉈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있지만 막대한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금의 인기는 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엄청난 규모의 금이 매입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조심스럽게 달러의 세대교체를 예고한다.
이지성기자 ezscape@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