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별 특성이 주된 영향…`사교육 큰 영향 없다`는 분석도


15일 수능 성적이 공개된 결과 예상과 달리 서울의 성적이 낮은 반면 제주와 광주의 성적이 좋았다.

지역마다 규모와 학교 성격, 환경적 요인 등이 다르고 상위권 등급을 1~4등급을 하나로 묶어 비교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서울 낮고 광주.제주 성적 좋아 = 서울은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강남과 서초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성적이 낮게 나타났다.

서울의 수능 성적은 16개 시.도 중 영역별로 중하위권 수준이었다. 2005학년도의 경우 1~4등급 비율이 언어영역은 38.1%로 11위, 수리 가 영역은 35.1%로 12위, 수리 나 영역은 39.1%로 11위, 외국어영역은 39.3%로 9위에 그쳤다.

2009학년도에는 2005학년도에 비해 성적이 다소 향상됐긴 했지만 1~4등급 비율은 언어 9위, 수리 가 4위, 수리 나 9위, 외국어 8위에 머물렀다. 영역별 1위는 언어 제주, 나머지는 광주가 차지했다.

수리 나의 경우 서울의 1~4등급 비율이 1위인 광주와 13.2%포인트나 격차를 보였다.

하위 등급인 7~9등급 비율은 언어 5위, 수리 가 9위, 수리 나 3위, 외국어 7위 수준으로 중상위에 랭크됐다.

이런 경향성은 2005~2008학년도 수능 성적에서도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1~4등급 비율이 높은 상위 20개 시군구에 서울에서는 강남구와 서초구가 이름을 올렸다. 강남ㆍ서초는 특히 외국어영역에서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과 함께 교육특구 `트라이앵글`로 꼽히는 노원구와 양천구도 20위권에서는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전국에서는 전남 장성군이 언어, 수리나, 외국어 성적에서 1위를 차지했고 수리가는 경남 하동군이 수위였다.

◇ 지역간 성적 격차 원인은 = 각 지역의 상황과 학교 특성, 모집 단위, 입학 성적,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능 성적을 보면 전남 장성군이 서울 강남구를 앞섰는데 강남구의 경우 고교가 17개나 있지만 장성군은 1곳 뿐이다.

강남구 고교 17곳의 평균과 장성군 1곳의 성적을 비교한 셈이다. 학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성적 통계를 토대로 해당 지역의 성적 수준을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한국교육개발원 김양분 조사연구팀장의 분석에 따르면 장성군의 유일한 고교인 J고는 사립학교로서 2005년 입학생부터 목포 등의 시 지역이 평준화지역으로 전환됨에 따라 이들 지역의 우수한 학생이 장성군의 고교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학년도 이전에는 보통 수준의 학교였는데 시 지역의 평준화 제도 도입의 영향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들어 좋은 학교가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2년 전부터는 자율학교로 지정돼 타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됨으로써 더 우수한 학교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학료로 평가되고 있다.

김 팀장은 "이 학교는 2005학년도 이전에도 수능 성적이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단지 주변 시 지역의 평준화 정책 도입으로 우수학교가 됐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이전부터 학교의 명성이 있었기 때문에 주변 지역의 학생들이 몰려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 학교는 2006~2008년 농산어촌 우수고 사업실적 평가에서 전남 최우수학교로 선정됐으며 10년 연속 4년제 대학에 졸업생을 전원 합격시킨 기록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언어 영역에서 연속으로 상위 20개 시군구에 포함된 경남 거창군도 관내에 전국 단위의 기숙형 자율학교가 있는 등 학교 운영 면에서 다른 지역과 차이 를 보였다.

◇ 특목고가 성적 좌우(?) = 외고, 과학고, 국제고 등 특목고가 지역 내에 위치하느냐의 여부가 지역의 수능 성적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채창균 연구위원은 "수능 성적 상위 20개 지역 중 특목고나자사고가 입지해 있는 지역의 비율이 50% 내외에 달했다"며 "전국적으로 특목고와 자사고가 모두 55개에 불과하다는 점에 비춰 이는 매우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3개 영역 모두 상위 20위에 속한 지역의 경우 특목고나 자사고 입지 지역의 비율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5년 연속 3개 영역에서 상위 20%에 속한 5개 지역(부산 연제구, 해운대구,대구 수성구, 광주 남구, 경기 과천시)에는 모두 특목고나 자사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향상도 면에서도 특목고 등 우수학교 설립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 가평군은 2005학년도에 비해 2009학년도의 1~4등급 비율이 무려 50% 포인트 가까이 높아지는 등 두드러진 향상도를 보였는데, 알고 보니 이 지역에 2004년에는 일반계고만 3개가 있었으나 2006년에 국제고가 설립됐다.

경기 동두천시 역시 2005년에 외고가 신설되면서 성적 향상도가 타 지역에 비해높게 나왔다. 학교별 특성 외에 지역의 경제수준, 학부모의 학력 등 여러가지 배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성적차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 연구위원은 "시군구 40~50대 인구 중 전문대졸 이상자의 비율은 전 지역 평균이 20.6%에 불과하나 성적 상위 20개 시군구의 경우 25%를 상회했다"며 "이는 지역 내 경제수준이나 학부모의 학력 등 가구 배경이 자녀의 성적에 일정한 영향을 행사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사교육 효과는 `글쎄` = 성적을 9등급으로 모두 공개하지 않고 1~4등급, 5~6등급, 7~9등급 등 3단계로 나눠 발표한 것도 고려대상이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공개한 올해 서울대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서울대 합격자는 1천222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36.7%에 달할 정도로 상위권 성적이 좋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성적은 상위 40%까지인 1~4등급을 하나로 묶어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수능 성적을 3등급까지만 공개했다면 결과가 분명 달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강남.서초구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성적이 좋지 않은 편으로 평가됐는데 이는 부모 주도 하에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생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학교와 교육당국의 관심이 부족한 것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학원 수업 등 사교육은 당장 필요한 중간.기말고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내신 성적을 향상시킬 수는 있지만 창의력과 사고력을 종합적으로 요구하는 수능에서는 효과를 크게 발휘하지 못했다는 해석도 있다.

수년간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광주, 제주는 사교육 혜택이 서울에 비해 적지만 학부모, 학교, 교육당국의 학생의 실력 향상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는 `실력 광주`를 내세우며 그간 학력신장을 강조해왔고 특히 독서교육을 특화해 독서지도 학부모 회원이 5천여명에 달할 정도이다.

제주는 서귀포시가 비평준화지역이고 제주시도 평준화지역이지만 희망을 받아 고교 진학을 하고 있어 고교간 경쟁이 치열하다.

제주는 교사들 간의 경쟁도 유도해 2001년부터 우수수업 교사를 매년 과목별로 초중고에서 20명 정도 선발해 해외연수를 보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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