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투자자ㆍ경영자-직원 등 상생의미 확대
삼성ㆍLG전자 협력업체 기술ㆍ자금지원 앞장



■ 2009 희망 프로젝트 나눔의 디지털

1부-세상을 바꾸는 네가지색깔 나눔문화
② 상생경영, 지속가능기업의 뿌리


전 세계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많은 기업들의 CEO들은 경제위기 돌파 해법으로 '상생'을 꼽고 있다.

최고만이 살아남는 무한경쟁시대인 21세기에 기업의 가장 큰 생존전략을 '약자를 배려하는 상생'으로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비즈니스 생태계에도 자연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먹이사슬의 한 부분이 사라지면 공멸하는 원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무리 뛰어난 기업이라도 공급받는 핵심 부품에 문제가 생기면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이처럼 특정 기업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는 그 기업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연결돼 있는 기업 생태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대기업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중소기업의 도움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협력업체가 구성되고, 이들이 하나의 산업분야를 형성하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구조 특성상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협력하지 않고서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어렵다. 상생경영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아직도 일각에서는 상생경영에 대한 인식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갈등 관계를 해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불공정거래 및 기업간 양극화를 해소하는 낮은 차원의 상생경영이라면 자발적인 지속가능은 어렵다. 상생협력 하는 양 기업 모두 경쟁력 제고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기본적으로 상생이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생경영, 산업계 전방위 확산=삼성과 LG의 부품ㆍ소재 협력사와의 상생이나, KT와SK텔레콤의 통신장비 및 콘텐츠제공업체(CP)와의 상생협력은 대표적인 국내 기업 상생의 표본이 돼 왔다. 최근에는 대형 인터넷포털과 중소 콘텐츠사이트의 공생을 위한 공정거래 질서확립 및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간의 상생도 이슈로 부각되면서 상생의 중요성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한국은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재료ㆍ부품업계와의 대-중소 상생은 물론, 대-대 상생을 이끌어 국가 전체적으로 경쟁력을 향상시키자는 취지에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를 태동시켰다. 대-대 상생 협력 프로그램으로는 삼성-LG 양 기업간 패널ㆍ장비 교차 구매 활성화 등을 통한 상호성장 등이 포함된다.

대기업들은 계약관계에 있는 협력사와의 파트너십 유지를 위해 자체 윤리강령을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다. 모든 협력사에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직무와 직위를 이용한 부당행위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윤리강령에 포함시켜 '갑과 을의 관계'를 악용하는 것을 금지시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열린 '대중소기업이 함께 하는 윤리경영 세미나'에서 "납품단가 및 지급조건 개선과 같은 낮은 단계의 협력을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과 공동기술개발 그리고 비전 공유 등 전략적 제휴단계로까지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상생의 의미도 넓어져 대기업-중기 관계 뿐 아니라 기업-투자자, 경영자-직원, 기업-고객간에도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투자자가 기업의 미래를 보고 투자하고, 직원이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고객이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모든 것이 상생의 틀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삼성-LG, 협력사와 함께 가겠다=상생이 산업계 화두가 되고는 있지만 아직 국내 상생경영은 초기 단계라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삼성과 LG와 같은 대기업들이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데 인식을 함께 하고 있어, 상생경영에 대한 미래는 밝다. 멀리 보는 안목이 필요한 상생협력일수록 내일의 상생을 위한 경쟁력 구축에 대기업이 나서줘야 하기 때문이다.

LG전자(대표 남용)가 협력사에 지원하는 협력제도는 다양하고 구체적이다. 중소 협력업체 자금난 해소를 위한 자금지원 및 현금결제와 R&D 공동 개발 과제 발굴 툴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가 중점을 두는 것은 '협력사의 경쟁력이 LG전자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인식 하에 협력사가 자생력을 갖고 견실히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LG전자는 종전 60일이던 결제기간을 30일로 단축한데 이어, 지난 2005년 6월부터 국내 중소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현금결제를 전면 시행하고 있다. 이는 원재료업체 및 설비업체 등을 통틀어 연간 5조원 규모의 거래대금이 전액 현금으로 결제되는 것이다. 협력사들은 실질적으로 연간 500억원 이상을 지원 받는 효과를 얻게 된다는 게 LG전자측 설명이다.

대금 지불 방법은 현금과 어음 두 가지가 있는데 통상 거래대금이 1000만원 이상일 경우 어음으로 지급된다. 하지만 LG전자는 협력업체와 계약시 현금결제하기로 한 경우에는 금액에 상관없이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밖에 LG전자는 지난 2005년부터 자사 퇴직임직원을 대상으로 협력회사에 인력을 이동해 자연스럽게 경영노하우를 전수하는 '중견인력이동제'를 운영하고 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총 62명이 협력사로 이동했고, 이동한 임직원에게 LG전자는 2년간 급여의 60%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대표 이윤우)는 완제품 경쟁력과 직결되는 협력사의 공장 선진화를 위해 자금 지원, 인력 육성, 기술 지원 등의 지원활동을 통해 상생협력 기반을 조성해 왔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상생협력 전담조직 신설은 물론, 전직 임원들로 구성된 협력사 컨설팅단을 발족해 협력사와의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이윤우 부회장 취임과 함께 상생협력전담조직인 '상생협력실'을 신설했다. 이윤우 부회장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월례사에서 "최근 글로벌 경쟁 체제는 '개방형 혁신'이 추세인 만큼, 협력업체와 원가절감과 스피드 제고는 물론 신제품, 신사업 발굴까지 함께 하는 상생의 파트너십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상생협력실 산하에 전직 임원급 10명으로 구성된 '협력사 경영컨설팅단'을 발족, 삼성전자 협력업체모임인 '협성회'와 함께 구체적인 컨설팅 종목을 논의하고 있다. 협력사 경영컨설팅단은 제조현장의 제반 문제뿐만 아니라 경영관리 전반에 걸쳐 협력사의 요청을 받아 현장중심의 맞춤형 컨설팅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한편 삼성과 LG에 이어 CJ그룹도 지난 17일 중소 협력회사들을 위해 금융기관과 연계해 580억원의 네트워크론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계열사별로 협력사 지원을 위한 상생협약 기금으로 100억원을 조성해 우수 업체에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심화영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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