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자사 SW 지원…현금ㆍ현물 10% 불과
연구개발비 등 실투자는 정부 세금으로 충당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국내 투자약속의 대부분이 자사 소프트웨어(SW) 지원이어서 정부의 투자유치 실적을 과시하기 위해 화려하게 포장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방한한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향후 3년간 SW인재양성, 신생 벤처 육성, 해외진출 지원 등에 6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청와대는 성공적인 SW 글로벌 상생 사례라며 보도자료까지 배포한 바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정부가 발표한 6000만 달러 투자의 88%가 대학생과 신생 창업기업에게 MS의 SW를 한시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이를 제외한 현금ㆍ현물 투자는 전체 투자액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MS의 투자는 크게 △글로벌 SW인재양성 △SW신생벤처육성 △SW전문기업 해외진출 지원 등으로 MS SW 무상보급 항목이 인재양성과 신생 벤처 육성의 주요 추진과제로 들어가 있다.

인재양성 부문의 SW 무상보급은 국내 이공계 대학생 5만명에 1인당 80만원 상당의 SW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총 400억원(3167만달러)으로 MS가 3년간 투자하겠다고 한 액수의 절반이 넘는다. 신생 벤처육성 부문에도 SW 무상보급이 들어있다. 당시 협상을 진행했던 정부 관계자는 "업체당 1억8000만원 상당의 MS 기업용 제품을 무상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3년간 150개 유망 SW 벤처기업을 발굴할 계획이므로 이 부문에서만 270억원, 2138만달러 상당의 투자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반면 사무실 임대료, 연구개발 등 실제 비용 투입분은 정부 세금으로 채워지고 있다. 정부는 MS기술센터(MTC) 설치 공간을 지원하고 유망 벤처기업에게 누리꿈스퀘어 임대료를 3년간 50%를 감면한다.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지원금 60억원은 전액 세금이다. MS의 직접지원비는 일부 하드웨어와 운영비, 해외 콘퍼런스 참가비, 벤처캐피탈과의 만남 주선을 위한 실비 정도다. 여기에 책정된 비용은 3년간 50만달러로 약속한 투자액의 0.8%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단순한 현금 지원보다 국내 SW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지식경제부 SW진흥과 관계자는 "MS 투자의 경우 업체가 현금 지원을 꺼려하기 때문에 주로 현물로 채워졌다"며 "SW 투자의 가치를 평가절하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SW지원이 가치가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실제 투자가치에 비해 부풀려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SW 무상 지원 대학생을 5만명으로 잡았는데 이는 이공계 재학생 50만명 가운데 10% 정도는 다운로드 할 것으로 추산해 산정한 금액이다.

또 SW를 지원 받으려면 매년 학생 신분을 입증해 라이선스를 갱신해야 하고 벤처기업 역시 매출 50만달러를 넘어서면 그 다음해까지만 지원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국내에 대한 투자라기보다는 잠재 고객들에 대한 선행 마케팅 성격이 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규성 선문대학교 교수는 "국내에서 올린 성과의 재투자라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실 투자가 아닌 SW 제공을 투자액으로 발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오히려 장학사업이나 국내 벤처기업과의 공동연구 등 국내 SW 생태계를 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투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MS는 MS가 성공할 수 있었던 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국내 기업에 전달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동반 성장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남희 한국MS 개발자및 플랫폼사업 총괄 상무는 "한국MS의 국내 SW 생태계에 대한 투자는 단순히 투자액 차원이 아니라 인력양성, 게임허브센터, 차량IT혁신센터 등 큰 그림에서 보아야 한다"며 "6000만 달러 투자 발표에 MS 제품이 상당 부분 들어있는 것은 맞지만 25명에 이르는 전담지원 인력, MS 내부 정보와 벤처 캐피탈과의 미팅 등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는 혜택이 많다"고 말했다. 또 "정부 조직개편 등으로 후속 논의가 일부 지연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기업과 정부, 대학 등과의 협력을 통해 올해 구체적인 성공모델을 만들고 본사로부터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훈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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