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대산문화' 등 기획특집


최근 1-2년간 한국 문단의 큰 화두 중 하나는 순수문학의 `인터넷 연재'였다.

박범신 소설 `촐라체'의 네이버 연재를 시작으로 활기를 띤 인터넷 연재는 침체된 한국문학에 부활의 불씨를 제공할 `사건'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과연 인터넷은 한국문학을 구원할 것인가.

계간 `대산문화'는 봄호(통권 31호)에서 `인터넷으로 소통되는 문학'이라는 제목으로 기획을 마련해 작가, 평론가, 독자로부터 순수문학의 인터넷 연재에 대한 의 견을 들었다.

현재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장편소설 `사과는 잘해요'를 연재하고 있는 소설가 이기호 씨는 인터넷 연재를 이전 신문연재와 비교하며 "연재 분량이나 횟수도 비슷하고, 삽화도 대동소이하며 댓글 역시 신문사 홈페이지에서 늘 보던 것들이니, 과연무엇이 다르고, 또 어떤 환경이 달라졌다는 말인지,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네티즌들은 전혀 새로운 별개의 종족들이 아니다. 그들은 그저 독자들일 뿐이다"라며 "그러니 우리가 새삼 호들갑을 떨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지면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에 대해 작가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후 "작가란, 어쩔 수 없이 작품 뒤로 숨어야 하는, 숨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던가. 작품보다 몇 발 더 뒤에서 움직여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물음으로 답을 대신하며 글을 맺었다.

이와 함께 평론가 정홍수 씨는 "사회적 영향이나 위세가 점점 약화되고 있는 문학제도의 처지에서라면 인터넷의 매체적 가능성에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면서도 인터넷이 `과학기술적 혜택'을 넘겨주는 대신 소설에 요구할 부분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계간 `문학과사회'도 봄호 권두언에서 인터넷 연재가 "결국 오프라인 공간의 유력한 장편소설 상품들이 온라인에서 먼저 선보인다는 의미 이상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며 인터넷이 한국 문학을 구원할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를 경계했다.

`문학과사회'는 "인터넷을 통해 연재할 기회를 얻는 대중적 지명도를 갖춘 작가 들의 숫자는 제한돼 있고 따라서 이 공간의 기회가 새롭고 다양한 작가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며 "또 인터넷 연재는 그 특성상 다양한 미학과 장르를 망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뉴미디어를 통한 문학의 새로운 소통과 소비가 역설적으로 한국 문학의 획일화로 결과되는 것에 대한 문학적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 성찰 뒤에라야인터넷은 한국 문학을 구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