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 집행 중 신규여신 2000억 불과
정부의 키코(통화옵션 파생상품) 지원책이 키코에 가입한 중견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가 키코 피해업체의 구제를 위해 수조원의 자금을 풀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정부ㆍ 은행ㆍ금융 기관의 지원은 변한 게 없다는 것이다. 특히 키코 가입기업과 해당 은행간의 소송이 이어지면서 은행들은 대출회수 및 대출한도 축소 등으로 오히려 기업들의 돈줄을 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 A사는 최근 키코 발생 후 적자평가손실로 주관 은행으로부터 대출 거부 통보를 받았다. 이전까지 이 기업은 대출한도 30억원으로 우량 중소기업의 하나였다. 이에 따라 A사는 원자재 살 돈이 없어 공장 가동이 중단될 형편에 놓여 있다.
은행 대출거부 예사…국책과제서도 외면
이 회사 관계자는 "현금 유동성이 있는 기업이야 버틸 수 있지만, 자금이 없는 기업들의 도산은 시간문제"라며 정부의 키코 지원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상장 기업들의 경우 키코 손실이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돼 주가는 폭락하고, 기업 가치와는 상관없이 주주들에게 부도가 날 기업으로 찍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매출 1000억원대 부품소재 중견기업 B사는 지난해 12월 기준 키코 피해로 480억원이 발생했으며, 여기에 엔화 환손실 금액 120억원을 합치면 무려 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B사는 창업 이래 최초로 적자로 돌아섰으며, 이로 인해 수출보험공사의 보증자격에서 제오됐다. 이 때문에 최근 은행 대출 등이 모두 막혀버렸다고 밝혔다.
키코로 인해 발생한 평가 적자손실이 발생한 기업은 보증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또한 B사를 비롯해 키코 피해 금액이 비교적 큰 몇몇 기업들은 키코 해지 통보 후 상대 은행을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중인데, 몇 년간 거래를 했던 은행들이 자금 대출을 철회했다. B사 관계자는 "정부가 키코 피해 기업을 구제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 지원과 각종 금융 혜택을 앞세워 홍보를 했지만, 그 이후 상황은 결국 더욱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안산에 위치한 휴대폰 부품기업 C사는 키코로 발생한 피해 때문에 최근 국책과제 심사에서 탈락했다. 국책심사 담당 기관이 기업의 부채비율이 너무 높아 자격이 안된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 기업은 정부를 대상으로 자격 심사에 대한 공정성 여부에 대해 재심을 요청할 계획이다.
다른 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태양전지 CNT 국책과제 사업에 참여했다 키코 적자손실로 인해 최종 심사에서 탈락한 한 소재기업 관계자도 정부의 키코 지원책은 업체를 두 번 죽이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24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태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키코피해 중소기업 지원(Fast-Track)'현황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키코피해 중소기업 지원실적 1조6000억원 가운데 실제지급금은 12%에 불과한 2000억원에 머물렀다.
실제 지급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1조4000억원은 만기연장과 전환대출인 것으로 확인됐다.
379개 키코 피해업체 중 정부의 유동성지원을 받은 업체는 330개로 전체 피해업체의 87%로 높은 편이지만, 330개 업체 중 신규여신을 지원받은 업체는 73개 업체로 전체 업체수의 22%에 그쳤다. 신규여신금액은 1933억원으로 전체 지원금 1조5864억원의 12%였다. 나머지 1조4000억원은 키코와 관계없이 업체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대출에 대한 만기연장 7305억원과 키코로 피해입은 금액의 일부를 대출로 전환한 전환대출 6625억원으로 집계됐다.
박태환 의원은 키코 피해 중소기업의 업체당 손실액은 평균 123억원에 달하지만 정부가 지원한 규모는 만기연장과 전환대출을 모두 합해도 업체당 48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기업들의 사정을 고려해 신규여신이 확대되도록 정부의 독려가 필요하며, 특히 키코 소송으로 인해 업체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정부의 키코(통화옵션 파생상품) 지원책이 키코에 가입한 중견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가 키코 피해업체의 구제를 위해 수조원의 자금을 풀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정부ㆍ 은행ㆍ금융 기관의 지원은 변한 게 없다는 것이다. 특히 키코 가입기업과 해당 은행간의 소송이 이어지면서 은행들은 대출회수 및 대출한도 축소 등으로 오히려 기업들의 돈줄을 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 A사는 최근 키코 발생 후 적자평가손실로 주관 은행으로부터 대출 거부 통보를 받았다. 이전까지 이 기업은 대출한도 30억원으로 우량 중소기업의 하나였다. 이에 따라 A사는 원자재 살 돈이 없어 공장 가동이 중단될 형편에 놓여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금 유동성이 있는 기업이야 버틸 수 있지만, 자금이 없는 기업들의 도산은 시간문제"라며 정부의 키코 지원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상장 기업들의 경우 키코 손실이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돼 주가는 폭락하고, 기업 가치와는 상관없이 주주들에게 부도가 날 기업으로 찍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매출 1000억원대 부품소재 중견기업 B사는 지난해 12월 기준 키코 피해로 480억원이 발생했으며, 여기에 엔화 환손실 금액 120억원을 합치면 무려 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B사는 창업 이래 최초로 적자로 돌아섰으며, 이로 인해 수출보험공사의 보증자격에서 제오됐다. 이 때문에 최근 은행 대출 등이 모두 막혀버렸다고 밝혔다.
키코로 인해 발생한 평가 적자손실이 발생한 기업은 보증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또한 B사를 비롯해 키코 피해 금액이 비교적 큰 몇몇 기업들은 키코 해지 통보 후 상대 은행을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중인데, 몇 년간 거래를 했던 은행들이 자금 대출을 철회했다. B사 관계자는 "정부가 키코 피해 기업을 구제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 지원과 각종 금융 혜택을 앞세워 홍보를 했지만, 그 이후 상황은 결국 더욱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안산에 위치한 휴대폰 부품기업 C사는 키코로 발생한 피해 때문에 최근 국책과제 심사에서 탈락했다. 국책심사 담당 기관이 기업의 부채비율이 너무 높아 자격이 안된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 기업은 정부를 대상으로 자격 심사에 대한 공정성 여부에 대해 재심을 요청할 계획이다.
다른 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태양전지 CNT 국책과제 사업에 참여했다 키코 적자손실로 인해 최종 심사에서 탈락한 한 소재기업 관계자도 정부의 키코 지원책은 업체를 두 번 죽이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24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태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키코피해 중소기업 지원(Fast-Track)'현황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키코피해 중소기업 지원실적 1조6000억원 가운데 실제지급금은 12%에 불과한 2000억원에 머물렀다.
실제 지급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1조4000억원은 만기연장과 전환대출인 것으로 확인됐다.
379개 키코 피해업체 중 정부의 유동성지원을 받은 업체는 330개로 전체 피해업체의 87%로 높은 편이지만, 330개 업체 중 신규여신을 지원받은 업체는 73개 업체로 전체 업체수의 22%에 그쳤다. 신규여신금액은 1933억원으로 전체 지원금 1조5864억원의 12%였다. 나머지 1조4000억원은 키코와 관계없이 업체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대출에 대한 만기연장 7305억원과 키코로 피해입은 금액의 일부를 대출로 전환한 전환대출 6625억원으로 집계됐다.
박태환 의원은 키코 피해 중소기업의 업체당 손실액은 평균 123억원에 달하지만 정부가 지원한 규모는 만기연장과 전환대출을 모두 합해도 업체당 48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기업들의 사정을 고려해 신규여신이 확대되도록 정부의 독려가 필요하며, 특히 키코 소송으로 인해 업체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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