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임대제도 현황ㆍ해외사례 등 검토


KT-KTF합병의 최대 쟁점인 필수설비 분리 논쟁의 결말은 그간의 설비기반 경쟁정책에 대한 평가와 실효성 있는 설비기반 경쟁정책의 지속 여부가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필수설비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KT 필수설비(통신주, 관로, 가입자망)의 대체성 유무 △KT 필수설비 임대제도의 실효성 여부다. KT 경쟁사들은 두 가지 모두 실효성이 없다며 필수설비를 분리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KT는 대체성과 임대제도의 실효성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22일 "KT와 KT경쟁사들간의 쟁점에 대한 검토와 함께, 설비기반 경쟁에 초점을 맞췄던 국가와 그렇지 않았던 국가가 필수설비 기능 및 구조분리에 대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린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수설비의 분리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영국 오픈리치의 경우, 분리이후 경쟁사업자의 필수설비 임대가 활성화돼 시장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영국은 설비기반이 아닌 서비스기반 경쟁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우리와는 다른 점으로 인식된다. 이탈리아 역시 필수설비 현황이 영국과 유사하며, 시장활성화를 위해 필수설비 분리를 택한 나라가운데 하나다. EU에서도 설비기반 경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필수설비의 기능 및 구조분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설비기반 경쟁정책이 성과를 거뒀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나라에서는 필수설비의 기능 및 구조분리를 택하지 않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설비기반 경쟁을 유도한 결과 다양한 네트워크 경쟁 환경이 조성된 만큼, 시장 지배적사업자인 KPN의 기능구조 분리가 불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네덜란드는 차세대 네트워크도 설비기반 경쟁을 통해 투자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OECD 전체적으로도 필수설비의 기능 및 구조분리보다는 대체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통해 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우리의 설비기반 정책이 그간의 시장확대와 경쟁을 유도해온 것은 사실이며,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이란 현 경제정책 기조 속에서 앞으로도 설비기반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균형있는 필수설비 경쟁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점, 또 합병KT라는 거대 통신사업자의 등장이 다양한 설비기반 경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여부 등은 정책당국의 고민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응열기자 u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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