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태 대우정보시스템 문화홍보팀 대리


대우정보시스템 문화홍보팀에 근무하는 나는 입사하면서 사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중책도 동시에 맡았다. 회사가 내게 사보라는 매개체를 안겨줌에 따라 사보를 제작하기 위해 지방 이곳 저곳을 돌며 흩어진 그들을 마음으로나마 한 곳으로 모으겠다는 다짐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전자사보로 발행을 하기 때문에 서로 접근도 용이했다.

그러나 급히 먹는 밥은 체한다는 법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새로운 작전을 짜기 시작했다. 우선 아기를 낳았을 때 축하 전화와 함께 아기들의 사진을 사보에 실었고 임직원 자녀의 학교를 찾아가 격려하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정기적으로 팀장들과 통화하며 사보에 실을 코너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

이렇게 1년이 흐르자 아주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다. 안풀리던 수학 문제를 풀었을 때와 비슷한 희열이 느껴졌다. 팀장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한 회사에서 근무하지만 서로에 대해 너무 몰랐던 임직원들이 사보를 통해 조금씩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또 다른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회사의 장점과 단점 사이에서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냉정한 시선도 필요하지만 누구에게나 공개되는 사보에는 장점만을 실기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 너머로 시선을 돌렸다. 임직원보다는 임직원 가족의 이야기를 발굴하기 시작했고, 그 중 부인이 보내는 편지는 매달 감동을 줬다. 부인들의 편지에는 당신이 있어 자랑스럽고, 묵묵히 가족을 위해 일하는 당신이 사랑스럽다는 내용이 주로 실렸다. 자연스레 냉정한 기사를 싣자는 의견은 사라졌고, 이벤트 참여 제한 대상자들은 자신들을 위한 이벤트도 만들어 달라며 아이디어를 보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찮아 보이던 사보 제작 업무가 내게는 이제 가장 소중한 업무가 됐다. 많은 회사들이 사보를 발행하고 있을 것이다. 한 번 보고 스쳐 지나가기 쉬운 매체라 생각하겠지만 그 곳에는 생각보다 재미난 이야기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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