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년 지구 생물의 역사 고스란히 담아

지구 탄생부터 1만년 전까지
'지질시대' 생물의 유해ㆍ흔적

10억종 생물진화의 직접 근거
기후ㆍ환경 변화 파악 가능케



최근 모 방송에서 다큐멘터리 '공룡의 꿈'이란 프로그램이 방영돼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고비사막에서 공룡 화석을 발굴하기 위한 국내 연구진과 해외 연구진의 탐사활동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한 것이었는데요. 특히 기존 공룡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대부분 외국에서 제작된 것인데 반해 이 프로그램은 국내 방송사가 국내 연구진을 주축으로 구성된 탐사단의 활동상과 생동감 넘치는 3D 영상, 그리고 지질학적 측면에서 화석이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을 알렸다는 점에서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럼 화석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고 화석연구는 왜 중요한지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화석이란=화석은 지질시대에 살았던 생물의 유해나 흔적을 지칭합니다. 지질시대라고 하면 46억년 전 태양계의 한 행성으로 지구가 탄생된 후부터 1만년 전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는데요. 따라서 지질시대는 우리 인류의 역사에 비해 엄청나게 방대한 시간이며 이 기간에 살았던 무수한 생물들이 죽어 지층 속에 남겨진 것이 바로 화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화석의 정의에는 생물의 유해뿐만 아니라 흔적도 포함됩니다. 이는 생물 그 자체는 물론 이들이 살아가며 남긴 흔적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공룡 발자국이나 알, 벌레가 기어간 자국, 배설물, 생물이 땅 속에 파놓은 굴도 화석으로 취급됩니다. 이러한 것을 흔적화석 또는 생흔화석(trace fossil)이라 부르며 생물 그 자체인 체화석(body fossil)과는 구별됩니다.

◇화석의 수는 얼마나 될까=현재 지구상에 보고된 살아있는 생물의 종(種) 수는 185만종에 달합니다. 또 매년 1만종의 살아있는 생물이 새롭게 발견돼 학계에 보고되고 있는데요. 이는 오늘날 지구가 온난화와 산업화로 생태계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는 있지만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종이 아직도 많다는 증거이며 지구상에 생존하고 있는 생물 종은 적게는 1000만 종에서 많게는 1억 종에 이를 것으로 생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거 지질시대에 살았던 생물 종수는 얼마나 될까요? 화석기록으로 생물이 처음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38억년 전이지만 실제 고생대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인 약 6억년 전부터 생물의 종류가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과(Family)의 평균 지속기간을 300만년으로 계산하면 지구상에 생존했던 생물 종수는 10억 종에 이른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화석종 수는 20만 종에 불과합니다. 이는 과거 지질시대에 살다가 멸종한 생물 종 99.98%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화석의 종류는=화석의 종류는 표준화석과 시상화석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표준화석은 지질시대를 지시하는 화석을 의미하는데요. 어떤 암석 속에서 특정 화석을 찾았을 때 우리는 이 화석을 통해 이 암석의 지질시대를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방사성동위원소 측정에 의해 암석의 나이를 직접 측정하는 방법이 많이 개발됐지만 아직도 퇴적암의 나이를 가장 정확하게 지시하는 것은 화석밖에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거의 지리적 위치 및 기후, 환경을 지시하는 화석을 '시상화석'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산호는 현재 따뜻한 적도 근처에서만 살고 있는데요. 그런데 현재 아주 추운 캐나다 산맥의 한 지층에서 산호화석을 발견했다면 우리는 산호화석을 통해 이 지역이 오늘날의 위치와 다르게 과거에는 따뜻한 지역의 얕은 바다에 위치하고 있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화석의 존재는 대륙이 이동한다는 판구조론의 정립에 매우 중요한 증거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화석연구의 의미는=고생물학자들은 왜 화석을 찾으려고 전 세계를 누비고 화석연구에 몰두할까요. 또 화석연구는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에 대한 해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화석이 없으면 지질시대 동안 지구에 어떤 생물들이 살았는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우리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것은 가장 오래된 인류의 조상까지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약 450만년 밖에 안됩니다. 우리는 화석을 연구하면서 각 시대마다 그 시대에만 살았던 독특한 생물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고생대에는 포유류는 없었지만 삼엽충 같은 원시적인 무척추동물이나 원시어류들이 주로 살았으며 중생대에는 공룡을 비롯한 다양한 파충류가 번성했고 신생대에는 포유류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4억2000만년 전까지 지구의 육지는 식물이 전혀 없어 황폐한 모습이었지만 육상식물이 진화하면서 지구는 초록빛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다양한 나자 식물이 번성하다 중생대 백악기에 꽃피는 식물인 피자식물이 진화해 지구를 알록달록 예쁘게 치장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즉 화석은 지질시대 생물의 기록이고 생물진화의 직접적인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또 화석기록에 의해 과거 지구에는 중생대말 대멸종 같은 큰 격변이 자주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지구의 기후와 환경은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자료제공=한국지질자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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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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