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ㆍ채권 장점 하나로 모은 유가증권

채권처럼 이자 붙고 주식처럼 만기 없이 매매 가능
은행 자기자본으로 인정… 장기적 비용부담 역효과



최근 신종자본증권이 은행의 자본확충 수단으로 다시 각광받고 있습니다. 기본자기자본 인정 범위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내 은행의 자본확충을 지원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의 국제결제은행(BIS) 기본자본(Tier1) 인정범위를 15%에서 30%로 확대했습니다. 인정범위를 초과해 채권 발행이 어려운 은행들에게 추가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수 있게 해준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자본확충 여력이 15조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은행권에서도 건전성 제고 일환으로 다시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을 늘리는 추세입니다.

◇신종자본증권이란=신종자본증권은 통상 하이브리드채권(hybrid bond)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데 채권과 주식의 중간적인 성격을 가지는 새로운 자본조달 수단을 말합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2년 11월 발행이 허용됐습니다. 채권처럼 이자를 지급하지만 주식처럼 만기와 상환의무가 없고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주식과 채권의 장점을 하나로 합친 유가증권인 셈입니다. 채무 변제 순위도 보통주보다 앞섭니다.

대표적인 신종자본증권으로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채권과 전환 우선주, 일정기간 동안 악정된 이자를 배당금 형태로 지급하는 신형우선주 등이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유럽경제지역(EEA: EU,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회원 국가들은 신종자본증권을 금리 상향조건(Step-up) 포함 여부 등에 따라 상위와 하위 개념으로 구분해 기본자본 인정한도를 차별적으로 운용합니다.

상위 신종자본증권(Non-Innovative Hybrid)은 발행 은행이 콜옵션(상환권리) 행사를 통해 중도상환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투자자에게 금리 상향조정 의무가 부여되지 않습니다. 발행은행이 중도상환 연기에 따른 금리 부담이 없는 대신 투자자는 금리 메리트가 없는 것입니다. 자기자본 인정 한도는 국가별로 하위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한 기본자본 인정한도를 기본자본의 15~50%로 운용해 추가로 자기자본으로 인정해 줍니다.

하위 신종자본증권(Innovative Hybrid)은 발행은행이 발행후 통상 10년인 일정기간 경과후에도 콜옵션 행사를 통해 중도상환을 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에게 일정 범위내에서 금리 상향조정 의무가 부여됩니다. 일종의 투자자에게 금리 메리트를 주는 셈이죠. 자가지본 인정한도는 바젤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기본자본의 15% 범위 내로 제한됩니다.

◇자본 확충 수단 '각광'… 비용 부담 등 부작용도=이처럼 신종자본증권은 은행의 자기자본으로 인정됩니다. 만기가 지정돼 있지 않아 대차대조표 상에 기본자기자본으로 계상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은 최근 금융위기 여파로 은행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본자기자본 비율이 급락하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은행들에게 기본자기자본 비율을 9%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신종자본증권은 의결권이 제한돼 발행하더라도 보통주처럼 의결권 축소 등에 대한 기존 주주의 반발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특징입니다. 전환채권 등과는 달리 발행 규모 등에 대한 제약이 없고 고금리는 물론 회사채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것도 장점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최근 변동성이 심한 주식시장에서 메리트가 있는 금융상품인 것이죠.

반면 최근에는 신용자본증권의 부작용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신용자본증권을 과도하게 발행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은행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은행들의 실적이 악화되면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보통주 전환을 거부하면 투자자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이에 따라 무디스는 은행들이 전체 자기자본의 25~30% 정도만을 신종자본증권으로 조달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신용평가회사들이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평가방법을 변경할 방침이어서 은행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무디스의 경우 25% 이상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해서는 부채에 대한 신용평가방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적절한 신종자본증권 평가 방법에 대한 업그레이드 작업도 계속 병행할 계획입니다.

송정훈기자 rep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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