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사 지불액 1000억원대 육박
"인하해야" "경영위축" 상호논쟁만



지난해 이동통신사들이 신용카드사에 지불한 수수료가 1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통사의 카드 수수료 납부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일부 이통사는 카드사에 요율 인하를 포함한 재협상을 요구하는 등 과거 대형 할인매장과의 카드사 수수료 분쟁이 이통사에서도 재현될 조짐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은 지난해말 BC카드 등 시중 신용카드사에 공문을 보내 현행 1.85% 수준인 수수료의 인하를 공식 요구했다. 그러나 BC카드측이 경영난과 타사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이를 일축하자 LG텔레콤은 1차적으로 BC카드와 회원사 웹사이트를 통한 요금수납 대행 신청을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LG텔레콤 고객은 올 들어 BC카드 및 회원사 사이트에서 이통요금 납부를 신청할 수 없게 됐다. 다만 LG텔레콤은 고객불편을 우려, 자사 가맹점이나 대리점을 통한 신청시에는 이를 허용키로 했다. 그러나 카드사에 대한 인하요구를 지속하는 동시에 향후 추가적인 대응조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KTF는 아직 공식적인 조치는 없지만 실무부서 차원에서 카드사에 수수료율에 대한 불만과 인하요구를 전달하는 한편, 사전협의 없이 카드사가 텔레마케팅을 통해 자사 가입자의 카드 요금대행 모집시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통사들이 이처럼 불만을 표하는 것은 수수료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용카드업체는 규모에 따라 1.85~1.5% 정도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5만원정도의 이통요금을 납부하는 카드사 고객이라면 매월 1000원 가까이, 연간 1만원이상을 수수료로 내는 셈이다. 이는 고스란히 이통사 부담이다. 실제 지난해에만 이통 3사가 지불한 수수료만 전년대비 136억원 늘어난 992억원에 달한다.

SK텔레콤의 경우 전체 가입자의 15%인 350여만명이 카드로 요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지난해수수료만 540억원을 냈다. 이는 2007년 470억원에서 23% 가량 늘어난 것이다. KTF도 전체 가입자의 17%인 250여만명이 신용카드로 납부하고 있는데 2007년 216억원, 2008년에는 262억원을 수수료로 지출했다. LG텔레콤은 카드가입자 비중이 3사중 가장 높은 19%(156만명)로 지난해에만 190억원을 납부했다.

특히 요금을 카드로 납부하는 가입자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2007년 중순 11%에 불과하던 카드납부 가입자 비중이 지난해 중순 13%에서 연말에는 15%까지 늘어났다. KTF와 LGT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카드사들이 최근 들어 회원들을 대상으로 첫달 일정금액 할인을 앞세워 고지서 또는 은행 자동이체로 이통요금을 납부하는 가입자를 끌어들인 결과다. 경기에 민감한 카드사 입장에서는 소비가 위축될 경우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불황기에 안정적인 통신업체들의 요금대행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컨버전스 추세로 이통요금이 주요 결제통로로 부상하는 구조적인 상황도 배경으로 꼽힌다. 요금고지서에 포함되는 항목이 과거 음성통화 요금에서 최근에는 문화 콘텐츠 등 정보이용료는 물론 교통비나 실물구매가 포함된 소액결제로 확대되는 추세다. 게다가 지난해 의무약정제와 함께 단말할부제가 시행되면서 매월 단말기 할부금까지 고지서에 포함돼 수수료가 불어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카드수수료는 전체 고지서에 명시된 통합 요금을 기준으로 요율을 적용하도록 해 이통사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통사들은 그동안 수수료 부담에도 불구하고 요금수납율을 높이기 위해 카드사의 요금대행을 방치한 측면도 있다. 통신요금을 지로나 은행계좌 이체로 받을 경우 건당 수수료는 각각 170원, 140원으로 저렴하지만, 카드에 비해 수납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카드사들은 이점을 요금 카드 수납확대의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수납의 혜택이 분명한 데다 경기침체로 카드사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수료 인하는 어렵다"며 "이통사도 서비스업체인 이상 고객에 불편을 키지는 일은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통사 역시 카드수납의 장점은 인정하면서도 수수료 인하가 없는 한 카드납부 비중이 확대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 특히 의무약정과 결합상품 등으로 가입자 이탈이 줄어드는 상황인데다 경기불황에 대비해야하는 만큼 향후 카드 수수료 인하론을 공론화할 조짐이다. 궁극적으로 카드수납이 확대되면 이통사의 요금인하 여력이나 서비스 개선 여지를 줄이는 만큼, 소비자로 비용부담이 전가된다는 지적도 있다.

조성훈기자 hoo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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