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16일 창사이래 최대규모의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것으로, 그룹의 경영진을 젊은피로 수혈한 게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전투형 조직'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내 놓고 있다. 이 모든 혁신의 배경은 결국 성장정체에 있다.

그룹 가운데서도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마저도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피해가기 힘들었던 터다. 삼성전자를 지탱해 왔던 핵심사업 축인 반도체와 LCD 가격의 폭락은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1998년 외환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살리며 글로벌기업으로선 보기 드물게 고속성장을 거듭해 왔으나, 2008년 들어서는 신 성장동력 부재와 성장정체를 경험하며 변화가 절실했다.

따라서 이번 삼성의 혁신인사는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만 놓고 보면 `애니콜 신화' 이기태 부회장과 `황의 법칙'으로 표현되는 반도체 신화 황창규 사장의 퇴진은 충격적이다. 아쉽지만, 그래서 더더욱 삼성전자의 혁신 의지가 강하게 읽힌다. 이는 과거에 대한 부정이라기 보단 젊은 피를 통해 미래를 위한 희망을 심어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윤우 부회장과 최지성 사장의 `투톱 시스템'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 반도체의 성공신화를 이끈 주역으로, 대외협력을 담당하면서 글로벌 고객사 및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최 사장은 영업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로 삼성전자 TV를 세계 1위로 끌어올리며 디지털가전의 신화를 만들었다. 삼성전자가 이번 투톱시스템을 통해 기술보다는 시장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부품과 세트로 조직을 이원화한 점도 눈에 띈다. 그간 반도체, LCD, 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 등 4개 사업부문 총괄과 경영지원, 기술 등 2개 지원총괄 등 6개 총괄로 운영되던 사업조직을 부품(반도체+LCD)과 세트(디지털미디어+정보통신) 2개 부문으로 이원화한 것은 파격적이다. 단순화와 슬림화가 큰 골격인데, 다소 모험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래서 더더욱 삼성의 혁신적 조직개편에 눈길이 간다.

삼성의 인사혁신은 또 한 측면에서 삼성특검으로 인해 실추된 그룹이미지를 극복하고 `포스트 이건희시대'에 대비한 세대교체의 의미도 강하다. 이번에 승진한 12명의 사장단 대부분이 기존 CEO들에 비해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젊은 세대다.

삼성전자는 1998년 이후 10여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이젠 글로벌 경제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기업이 됐다.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에 맞서는 삼성전자의 혁신적 변화의 모습은 국내외 기업들에게 또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삼성의 파격적 인사와 조직개편은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한다. 삼성이 이번 혁신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더욱 확실하게 뿌리내리고,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