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정상이 12일 회담을 갖고 실질적인 경제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한 것은 양국의 선린우호 증진은 물론 전 세계에 몰아치고 있는 경제 위기 극복에도 기여할 것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총리가 미래지향적 성숙한 동반자 관계 구축에 인식을 함께 하며, 양국간 경제교류에서 부품소재 산업 분야 협력을 강조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한일 양국간 무역 역조는 개선될 조짐은커녕 오히려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지난해 대일 무역적자는 328억 달러로 전년 299억 달러보다 29억 달러나 늘었다. 이 중 대부분이 부품소재 부문의 수입에 따른 것이다. 그 가운데 지난해 부품소재 분야의 무역적자는 209억 달러로 전체 대일 무역적자의 64%를 차지했다. 그만큼 부품소재 분야의 대일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며 이에 따른 현실적인 개선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사실 정부는 지금까지 국내 부품소재 산업의 저변을 넓히고 기술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 등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럼에도 산업 현장의 부품소재 대일 무역 역조는 쉽사리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지만 양국간 실질 교류와 협력이 부족했던 것도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로 꼽힌다.

이번 정상 회담에서 양국간 균형 있는 무역을 위해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크다. 특히 고질적인 부품소재 대일 의존도의 고리를 끊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정부는 구미와 익산 등 4곳의 공단을 일본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부품소재 전용공단으로 이미 지정해 협력의 틀을 마련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연말 일본의 20여개 중소기업이 투자의향서를 보내오는 등 출발이 좋다며 이번이야말로 형식을 떠나 실질적인 협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부품소재 산업의 육성을 위해 한일 양국간 협력을 증진시키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인 것으로서 한일 부품소재 협력을 위해서라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띄운 것이다.

이제 남아 있는 것은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해 부품소재 전용공단을 활성화해 양국간 부품소재 산업이 상생의 기틀을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소기업 CEO 포럼'을 활성화하겠다고 한 것은 교류확대를 위한 환경 구축 측면에서 적절한 장치라고 본다. 양국 부품소재 기업 CEO간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은 협력의 출발점이다.또한 실물부처인 지식경제부가 정상회담의 후속대책의 하나로 대일 무역역조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오는 15일 첫 회의를 갖기로 한 것도 고무적이다. 이를 통해 현실적인 대일 무역역조를 바로 잡을 수 있는 프로젝트가 도출되길 기대한다.

부품소재산업은 전체 산업의 근간이 되는 산업으로서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가전과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발전과 긴밀히 연결돼 있을 뿐 아니라 중소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서도 경쟁력을 높여야할 핵심영역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밝힌 양국간 부품소재 산업의 협력이 국내 부품소재 산업 기반을 다지는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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