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9대 핵심 주력 산업을 저탄소형 산업구조로 전환하는`녹색변환'전략을 내놓았다. 지난 8월 대통령의 녹색성장 선언과 국가에너지기본계획, 9월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에 이어 산업 활동의 전 과정을 녹색성장에 맞게 구조적으로 바꾸는 밑그림이 비로소 완성된 것이다. 정부는 핵심 주력 산업에서 기획, 조달, 생산, 유통, 소비, 폐기에 이르는 모든 가치사슬(Value Chain)을 저탄소형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 침체를 극복할 에너지가 필요한 가운데 보다 구체화된 녹색 산업 전략이 나온 것은 시의 적절하다. 난국을 극복하고 새롭게 기틀을 다져야 할 이 시점이 화석에너지 의존 경제를 바꿀 절호의 기회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데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만큼 정부의 정책 실행력과 민간의 산업 의지가 중요하다.

녹색변환이란 곧 주력산업에서 에너지와 환경기술을 융합해 친환경 사업영역을 발굴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부의 관계였던 경제와 환경을 상생의 관계로 전환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이 보장된다. 이를 산업의 녹색혁신(Green Innovation), 저탄소형 산업구조 재설계(Green Restructuring), 가치사슬의 녹색변환 달성(Green Value Chain) 등 `3G' 체계로 구체화한 것이 이번에 내놓은 전략이다.

9대 주력 산업별 추진 전략은 다시 산업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전은 대체에너지에 호응한 신산업 창출과 국제환경규범을 선도토록 했다. 철강과 석유화학, 섬유 등은 기후변화 대응기술과 친환경 소재공급 시장을 창출한다. 자동차와 조선, 기계 등은 수송 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 해결과 하이브리드형 동력 개발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산업구조 재설계는 지식서비스산업 육성, 제조업 서비스화, 신환경시장 창출, 연구개발 혁신, 에너지효율 향상, 이산화탄소 감축역량 강화 등 6개 기능별 전략으로 세분화됐다. 이를 가치사슬 측면에서 보면 녹색IT 추진, 녹색표준 도입, 녹색산업 선도국가(Green Hub) 구축, 녹색 유통 및 물류 혁신, 국제환경규범 선도, 에너지 및 자원 순환형 생산시스템 혁신 등으로 구체화된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한국은 저탄소 경제를 앞서 열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서는 현재 세계 어느 국가도 확실한 방향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 유럽과 일본 등 일부 선진국들이 신재생에너지산업과 시장기반의 이산화탄소 감축체제, 기후변화 연동 세제 정비 등에서 모범적 사례를 보이고 있으나 기후변화 경제는 이제 초입 단계일 뿐이다. 우리가 IT산업에서 정책적 일관성과 남보다 앞선 투자로 선도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처럼 기후변화 경제도 정부의 정책적 의지와 민간의 투자가 호흡을 맞춘다면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이번 주력산업의 녹색변환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도 밝히고 있는 것처럼 녹색IT와 녹색표준 제정 등 기술적 제도적 추가 대책이 나와야 한다. 녹색변환은 지속적인 자본 투하에 비해 이익 회수까지의 기간이 긴 만큼 정부가 선도적인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 과제 추진 실적의 주기적 점검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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