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보호무역 배제선언 불구 각국 보호조치 잇따라
DDA도 큰 진전 어려울 듯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악화로 이 어지며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보호무역주의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G20(선진 20개국)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경제성장과 자본이동을 방해하는 과도한 규제를 피해야 하며 무역ㆍ투자 장벽과 수출제한을 자제해야 한다는 선언을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 각종 보호무역주의적 조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30년간 자유무역의 `전도사`를 자처해온 미국이 부시 행정부 시절 규제축소와 `작은 정부`의 절정에 달했다가 금융위기를 맞은 이후 버락 오바마 민주당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을 보이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8년만에 차기 대통령을 배출한 미국 민주당은 최근 위기에 처한 자동차산업에 대한 긴급 구제금융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에 대한 구제금융은 관세나 수입할당(쿼터)과 같은 직접적인 보호무역 정책은 아니지만 시장의 자율 경쟁을 저해하는 보호무역의 한 수단으로 간주된다.

자동차의 `원조`를 자처하는 유럽도 자동차산업 지원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도 미국에 질세라 자동차 산업에 5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자동차제조딜러협회도 조만간 영국 정부가 은행지원을 위해 마련한 것과유사한 특별조치를 자동차 업계에도 취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며, 독일은 대표적 자동차 브랜드의 하나인 오펠이 어려움을 겪어온 가운데 오너인 GM과 오펠 측이 이미 독일 연방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자동차산업 지원 뿐 아니라 수입관세 등 직접적인 보호무역 조치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G20 정상회의의 보호무역 배제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른 시일 내에 수입관세를 인상할 방침이다.

파이낸셜타임스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 자동차산업의 보호를 위해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방침이다.

드미트리 판킨 재무차관은 러시아의 수입관세 인상조치와 G20 회의에서 채택된 보호무역 반대 선언과는 모순점이 없다고 강변했으나, 무역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G20 보호무역 반대 선언이 얼마나 취약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FT는 이어 G20 공동선언이 반덤핑 관세나 기타 긴급 조치들을 허용할 것이라며 최근 원재자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러한 긴급 조치들이 급격히 증가해왔다고 지적했다.

유럽국제정치경제연구소(ECIPE)의 프레데릭 에릭슨 소장은 무역 긴급 조치들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함께 보호무역의 주요한 수단이 되면서 수입관세 등을 일반적 보호무역 조치를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런 부분이 G20 회의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또한 유가 급락과 세금 과중 등으로 고전해온 원유 수출업자들에게 부과하던 세금을 t당 297달러에서 192달러로 33% 가량 줄일 방침이다.

중국은 다음 달 1일부터 전체 수출상품의 27.9%에 달하는 3천770개 품목에 대한 수출환급금 비율을 올려주기로 했다. 이번에 혜택을 받는 상품은 노동집약형 상품과기계전기설비 등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품목으로, 중국이 수출환급금을 올려주는 것은 올 하반기 들어 이번이 3번째다.

이런 와중에 17일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과 EU가 자국산 양초와 비합금 철사에 대해 수입관세를 부과하고 어린이 제품에 안전보장을 증명했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렇듯 각국이 보호무역적 조치를 앞다퉈 내놓고 있는 가운데 자유무역 제고를 위해 추진돼온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과 각국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전 세계의 금융ㆍ실물경제 모두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상황에서 큰 진전을 볼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G20 회의에서 "`네 이웃을 가난하게 하라`는 식의 보호무역주의는 과거 (경제) 위기를 깊은 침체로 변모시킨 특징 중 하나"라며 "우리는 보호주의자가 아닌 국제주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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