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한국정보사회진흥원장


미국발 금융위기, 국제 원유가 급등, 예기치 못한 재난 등 사회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게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의 불확실성과 위협은 점차 커져가고 있다. 이처럼 증대되는 위기 환경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해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이제 미래예측은 국가의 생존과 지속발전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우리는 세계가 인정하는 IT 인프라 강국이다. 지난 1990년대 정부는 어느 나라보다 앞서 인터넷 시대의 도래를 예측하고, 21세기를 대비하는 국가전략으로 초고속인프라를 구축하였다. 그 결과, IT 산업이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왔으며, 우리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가장 빠른 초고속인프라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우수한 인프라는 최근 국내외의 급변하는 위기상황에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초고속인프라를 기반으로 실질적으로 국정 현안 문제를 해결하거나 미래를 예측하여 국가적 위기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지식기반의 인프라가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그동안 우리는 과거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미래 대비는 소홀히 하여 잦은 시행착오와 막대한 사회적 비용 발생, 대형 재난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2~3년간 국제 원유가의 급등으로 생활물가지수가 7.0%까지 상승하는 등 서민은 물론 국가사회 전반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석유 소비량은 세계 7위로 에너지 수입률은 97.3%로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작년도 원유 수입량은 전년 대비 1.9% 증가하였으나, 이에 대한 가격은 28.3%나 상승하여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상황은 1970년대 두 차례에 걸친 오일쇼크로 이미 경험한 바 있으나, 이는 미래에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위기라는 것에 대비하지 못한 결과이다.

지난해 온 국민이 기름제거에 참여했던 태안 앞바다 원유 유출 사고는 1995년 '시프린스호' 사고와 동일한 심각한 재난이었다. 우리는 또 사전에 대비하지 못하고, 대형의 재난을 반복하여 겪었다. 이는 재난재해를 미래 전략의 하나로 인식하고 사전에 대비하는 것을 소홀히 한 결과이다.

IT 인프라 강국에서 선진 일류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미래예측에 기반한 국가 위기 대응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지식기반의 미래예측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미 세계 강대국 및 강소국들은 10년에서 20년, 50년 이후의 국가 모습을 예측하고 전략적으로 대비하여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핀란드는 1993년 당시 경제성장률이 -6.2%였으나, 지금은 국가경쟁력 세계 선두국가이며, 1인당 국민소득(GDP)도 4만 달러에 육박하는 강소국으로 성장하였다. 핀란드 정부는 그 당시 15년 이후의 미래예측을 의무화하여 IT산업의 성장가능성을 예측한 결과, 오늘날 세계 최고의 휴대폰 기업인 노키아가 탄생한 것이다.

불모지 사막에서 세계적인 관광지로 변신한 두바이는 국가의 장기적인 미래전략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여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두바이 정부는 1966년에 이미 2020년 경 석유 고갈로 위기를 맞을 것을 예측하고, 2011년까지 석유의존 경제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국가 미래전략을 마련하였다. 원유 대신 부동산, 관광, 무역, 금융 산업으로 경제를 발전시킬 계획을 수립하였고, 현재 두바이는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정부도 국가미래 대응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금년 5월, 대통령 직속으로 '미래기획위원회'를 설립하고,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이제 각 부처들도 국가 비전에 따라 세부 전략과 정책들을 수립하여야 한다. 이런 전략과 정책들의 성공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미래예측 기반의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하다. 미래예측 인프라 기반 하에 다가올 국가의 문제를 미리 예측하고 분석하여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전략과 정책을 수립한다면, 우리도 미래의 문제발생을 최소화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우리나라가 앞서 있는 전자정부를 바탕으로 국가미래예측 인프라를 구축ㆍ활용한다면,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다양한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새로운 국정기반으로서 국가 미래예측 인프라를 마련하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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