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20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번 국감은 18대 국회 원구성 후 처음이라는 점과 이명박정부 들어 새로 개편된 정부조직에 대한 첫 국감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기에 충분했다.

특히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새로 만들어진, 방송과 통신이 한지붕 살림을 시작한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감은 여러모로 주목을 끌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라는 긴 이름을 만들어내며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를 주요 피감기관으로 한 국감은 여야간 정쟁의 우려와 함께 산업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의 장으로서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역사적인 방송과 통신의 한지붕 생활이 시작되고 방송통신융합서비스인 IPTV의 상용화가 목전으로 다가 온 데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성장동력에 목말라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문방위 상임위원들의 면면도 우려와 함께 기대감을 갖게 했었다. 18대 국회 원구성에 따라 새로 입성한 의원도 있었지만, 지난 17대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전문적 식견과 지식을 갖고 국감을 정책제안의 장으로 승화시켰던 의원도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국감은 기대보다는 우려감을 현실화시켰다. 문방위 국감은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파행의 연속이었다. YTN 사장선임 과정을 문제삼으며 `YTN국감'이란 이름을 붙일 정도로 극한 대립속에 시작해 끝내 마지막날인 24일 문화부 확인감사장에서 여야간 정치 공방 속에 유인촌장관의 `막말'까지 나오는 정쟁의 극치를 연출했다.

물론 정책적 이슈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IPTV에 대한 질의도, 와이브로 활성화에 대한 주문도, 주파수 정책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의 방송계 장악을 위한 낙하산 인사를 지적하는 여당과 이를 차단하려는 야당의 공방 속에, 정책적 이슈는 서면질의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 국감장에서 상임위원과 정부관료의 창조적 토론과 제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가뭄에 콩 나듯 했던 정책자료집은 이미 어디서 봤음직한 자료를 재탕한 흔적마저 지우지 못했다. 안타까운 첫 국감이었다는 평가다.

18대 국회 첫 국감이 진행되는 동안 종합주가지수(KOSPI)는 폭락의 연속이었다. 국감 첫날 6일 60포인트 넘게 빠지며 1400선을 허무하게 내 줬고 마지막날엔 무려 110포인트가 빠지며 1000선 붕괴에 이어 94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20일간 500포인트가 빠진 것이다.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한 폭락이라고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가 더 많이 흔들리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의 해석이 분분하다. 이 가운데 "리더십 부재에서 오는 불안감 때문"이라는 분석은 주목해볼 만하다. 리더십은 행정부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국회는 이제 새해 예산안과 법안 처리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27일 이명박 대통령의 새해예산안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28∼3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이어 11월 3∼7일 닷새간 대정부 질문을 가진 뒤 상임위별로 예산안 심사와 주요 법안 심의에 착수한다.

18대 첫 국감모습을 보면 내년 살림 꾸리기 작업도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걱정스런 대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감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공포에 빠지고 우울증에 걸릴 만큼 상황이 심각한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국회가 특정사안의 책임공방을 벌일 때가 아니다. 세계 모든 나라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돌파구를 찾으려 몸부림치는 이때, 국회는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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