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수를 제안했던 미국 낸드플래시 메모리카드 제조업체인 샌디스크가 삼성측의 인수 제안 철회로 회사 가치가 폭락했다.

샌디스크의 주가는 삼성전자의 인수 철회 입장 발표가 나온 직후인 23일 주당 4.67달러(32%) 떨어져 10.09달러를 기록했다.

미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삼성전자가 주당 26달러 인수 제안을 철회하면서 샌디스크의 회사 가치에 대한 논란이 빚어지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23일 보도했다.

일본 도시바가 샌디스크 일부 사업 부문을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반도체 업계의 전반적인 침체 상황 등 때문에 샌디스크의 미래를 둘러싼 의문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 전망이 불투명하고 어려운 경제적 여건 때문에 샌디스크를 주당 26달러에 사겠다는 제안을 철회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제안을 거부해 왔던 샌디스크는 "삼성전자가 처음 제안했던 인수 가 격보다 낮은 주당 26달러를 제시한 경위에 대해 삼성측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며 "인수 제안의 배경이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샌디스크와 삼성전자간의 인수전 공방의 핵심은 샌디스크의 회사 가치가 과연 얼마냐의 문제로 가치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시점과 관련이 있다. 샌디스크는 약 1년전 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괜찮았을 때 주당 50달러에 거래되기도 했으나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주가가 급격히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인수 제안을 철회하기 직전 샌디스크 주가는 14.76달러에 거래됐으며 이는 월스트리트가 삼성전자의 인수 제안 가격인 주당 26달러가 `너무 높다`고 본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로선 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특허 기술료를 샌디스크에 매년 2억 달러 이상 지불해 왔기 때문에 주당 가치를 높게 책정해 인수하더라도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시장 분석기관들은 "반도체 공급 과잉 양상은 수년전부터 예고돼 온 것으로 경기 순환 구조상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는 나름대로 미래 이익을 내다보며 인수를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샌디스크를 인수한뒤 반도체의 경기 순환 곡선이 상승세를 타게 되면 삼성전자는 샌디스크를 팔아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샌디스크는 특허에 따른 수익 뿐 아니라 회사의 현실적인 가치가 삼성전자의 제안 수준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인수 철회에 따른 샌디스크 주가 폭락 현상에 비춰보면 샌디스크의 주장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샌디스크는 지난 3.4분기 수익이 감소했고 현재 직원 3천여명 중 상당수를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삼성전자는 인수 가격을 낮춰 다시 제안할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일각에선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시각이 남아 있다.

삼성전자가 샌디스크를 완전 포기하게 되면 도시바가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의 비중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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