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희망 업체 나서지 않아…조건 바꾸면 가열될 수도


전자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인 하이 닉스반도체 매각작업이 구체화하고 있으나 인수 희망업체들이 전혀 나서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하이닉스가 주력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라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데다 인수 이후 필요한 연간 수조원대의 투자 자금 부담 등이 `입질'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 주가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예전보다 인수 부담이 크게감소한 만큼 향후 구체적인 매각 방법이 결정되면 인수전이 달아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하이닉스, 매력이 없다' = 30일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가 29일 `하이닉스 인수합병 추진을 위한 매각결의 안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함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하순부터 하이닉스 매각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외환, 우리, 산업, 신한 등 금융사들로 구성된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가 보유한 하이닉스 지분은 36.01%.

이에 따라 29일 종가(1만9천350원) 기준으로 협의회가 보유한 지분을 전량 인수해 대주주로 나서기 위해선 3조2천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인수 금액도 만만찮지만 장치산업인 반도체 업종의 특성상 하이닉스를 인수한 후 제대로 경영하려면 매년 수조원대의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 자금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점이 M&A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 반도체 시장이 경기에 워낙 민감한 탓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하이닉스 인수에 선뜻 나서지 못하게 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하이닉스 인수 의사를 밝히는 기업이 전혀 없는 가운데 LG, GS, SK, 현대중공업, KT 등 주요 그룹사들이 타천으로 인수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을 뿐이다.

GS그룹 관계자는 "하이닉스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애초 관심 영역이 아니었다"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고, LG그룹은 인수설이 불거질 때마다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나서 "관심 없다"라고 수차례 부인한 바 있다.

◇매각 조건이 변수 = 이처럼 하이닉스를 둘러싼 주변 여건이 좋지 않아 매각작업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향후 매각 작업이 본격화하면 인수전이 불붙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우선 하이닉스 주가가 연중 최저 수준인 2만원선 아래로 떨어져 예전보다 인수자금 부담이 크게 줄어든 건 사실이다. 하이닉스 주가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4만원을 웃돌았다.

향후 결정될 하이닉스 매각 조건은 M&A 성사 여부를 결정할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가 보유지분(36.01%) 전량을 일괄 매각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수자가 최대주주 자격을 얻는데 필요한 20% 안팎의 지분만 부분 매각할 경우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게다가 결국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할 경우 은행들로 구성된 주식관리협의회가 인수자금 일부를 대출해 줄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당장은 하이닉스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대우조선해양 인수경쟁에서 밀려나거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업체들은 결국 하이닉스로 눈길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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