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체중보다 체력이 중요하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은행권에 몰아치는 덩치 키우기 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증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가 경기 침체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은행들이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자금줄이 막히고 있는데 막대한 자금이 드는 짝짓기에 몰두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25일 은행들의 인수.합병(M&A) 경쟁에 대해 "너무 과도하게 자산 규모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체력이지 체중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이런 점을 반영한 것이다.
◇ 은행 M&A 주도권 경쟁 치열
현재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M&A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국내 대형 금융지주회사와 `대등 합병'을 추진하겠다"며 "작은 보험사나 증권사 등을 인수해 특정 부문을 점진적으로 보강하기보다는 획기적으로 대형 M&A를 추진해 금융산업의 지도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국민은행이 제일 크지만 뉴욕, 런던, 싱가포르뿐 아니라 중앙아시아,동남아, 중국 시장에서조차 국민은행의 존재가 뚜렷하지 않은 만큼 국가를 대표하는 은행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 황 회장의 논리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일성으로 "총 자산을 현재의 두 배인 500조~600조 원대로 늘려 세계 67위인 자산 순위를 30위권으로 도약시키고 당기순이익도 4조원 대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M&A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영국계 은행 HSBC가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은행권의 M&A 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다.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곧바로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 해외 금융회사 M&A도 활발
은행권은 해외 금융회사의 M&A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은행(BCC) 지분 23%를 미화 5억 달러(약 5천억 원)에 확보했으며 앞으로 지분 7%를 추가 인수하고 30개월 이내에 지분율을 50.1%까지 늘려 경영권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7월24일 우리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중국 동북 3성 지역에서 기반을 갖추기 위해 길림은행에 3천192억 원을 투자해 지분 19.67%를 확보하고 중국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은행이 작년에 인수한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인 PT뱅크하나는 올해 2월 말부터 영업 중이다.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도 지난 달 28일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유럽지역에서 규모가 비슷한 투자은행(IB)을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우리금융은 가치가 많이 떨어진 미국의 지방은행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는 물거품이 됐지만 국내 은행들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아 가격이 싸진 미국과 유럽의 대형 매물을 노리고 있다.
◇ 금융당국, 덩치불리기 경쟁에 우려
금융당국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커진 상황에서 은행권이 몸집키우기 경쟁에 나서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국제경쟁력을 가지려면 그에 맞는 자산규모를 갖춰야 한 다는 논리에 타당성이 있으나 과도하게 자산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금융산업의 경쟁력, 다시 말해 체력이지 체중(자산 규모)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해외 투자은행(IB) 인수도 좋은 기회일 수 있지만 모든 기회가 현실화되려면 타이밍과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지금 상황은 외화유동성과 금융회사가 처한 위험요인 등을 감안할 때 큰 규모의 해외투자를 하기에는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소기업과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위험 관리가 시급한 시점에 막대한 자금을 대형 M&A에 쏟아부을 경우 자칫 금융산업의 근간인 은행권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단순히 소매금융을 하는 국내 은행끼리 합병해 몸집만 불리기보다는 기업금융이 나 해외영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업무 영역이 다른 은행을 M&A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가 더 크고 국제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대출 부실 우려가 제기되는 시점에서 은행들이 외형 경쟁을 벌이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있다"며 "덩치가 비슷하고 업무 영역이 겹치는 국내 은행간 M&A는 자산 규모를 키울 수는 있지만 시너지 효과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 연구원은 "해외 금융회사 인수는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가격이 싸져 기회이기는 하지만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큰 덩치를 국내 회사가 인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 중 가치 있는 해외 금융기관을 물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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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은행권에 몰아치는 덩치 키우기 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증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가 경기 침체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은행들이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자금줄이 막히고 있는데 막대한 자금이 드는 짝짓기에 몰두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25일 은행들의 인수.합병(M&A) 경쟁에 대해 "너무 과도하게 자산 규모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체력이지 체중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이런 점을 반영한 것이다.
현재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M&A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국내 대형 금융지주회사와 `대등 합병'을 추진하겠다"며 "작은 보험사나 증권사 등을 인수해 특정 부문을 점진적으로 보강하기보다는 획기적으로 대형 M&A를 추진해 금융산업의 지도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국민은행이 제일 크지만 뉴욕, 런던, 싱가포르뿐 아니라 중앙아시아,동남아, 중국 시장에서조차 국민은행의 존재가 뚜렷하지 않은 만큼 국가를 대표하는 은행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 황 회장의 논리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일성으로 "총 자산을 현재의 두 배인 500조~600조 원대로 늘려 세계 67위인 자산 순위를 30위권으로 도약시키고 당기순이익도 4조원 대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M&A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영국계 은행 HSBC가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은행권의 M&A 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다.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곧바로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 해외 금융회사 M&A도 활발
은행권은 해외 금융회사의 M&A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은행(BCC) 지분 23%를 미화 5억 달러(약 5천억 원)에 확보했으며 앞으로 지분 7%를 추가 인수하고 30개월 이내에 지분율을 50.1%까지 늘려 경영권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7월24일 우리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중국 동북 3성 지역에서 기반을 갖추기 위해 길림은행에 3천192억 원을 투자해 지분 19.67%를 확보하고 중국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은행이 작년에 인수한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인 PT뱅크하나는 올해 2월 말부터 영업 중이다.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도 지난 달 28일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유럽지역에서 규모가 비슷한 투자은행(IB)을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우리금융은 가치가 많이 떨어진 미국의 지방은행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는 물거품이 됐지만 국내 은행들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아 가격이 싸진 미국과 유럽의 대형 매물을 노리고 있다.
◇ 금융당국, 덩치불리기 경쟁에 우려
금융당국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커진 상황에서 은행권이 몸집키우기 경쟁에 나서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국제경쟁력을 가지려면 그에 맞는 자산규모를 갖춰야 한 다는 논리에 타당성이 있으나 과도하게 자산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금융산업의 경쟁력, 다시 말해 체력이지 체중(자산 규모)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해외 투자은행(IB) 인수도 좋은 기회일 수 있지만 모든 기회가 현실화되려면 타이밍과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지금 상황은 외화유동성과 금융회사가 처한 위험요인 등을 감안할 때 큰 규모의 해외투자를 하기에는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소기업과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위험 관리가 시급한 시점에 막대한 자금을 대형 M&A에 쏟아부을 경우 자칫 금융산업의 근간인 은행권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단순히 소매금융을 하는 국내 은행끼리 합병해 몸집만 불리기보다는 기업금융이 나 해외영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업무 영역이 다른 은행을 M&A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가 더 크고 국제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대출 부실 우려가 제기되는 시점에서 은행들이 외형 경쟁을 벌이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있다"며 "덩치가 비슷하고 업무 영역이 겹치는 국내 은행간 M&A는 자산 규모를 키울 수는 있지만 시너지 효과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 연구원은 "해외 금융회사 인수는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가격이 싸져 기회이기는 하지만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큰 덩치를 국내 회사가 인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 중 가치 있는 해외 금융기관을 물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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