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개 기업 평가손실 8000여억원 달해
환율급등 탓 6월말보다 1000억 더 늘어



최근 원ㆍ달러 환율 급등 여파로 환헤지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연쇄 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은행의 키코 평가손실은 480개 중소기업이 8000여억원, 39개 대기업이 2700여억원으로 총 1조700여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6월말 현재 7218억원, 대기업 2460억원 등 총 9678원에 비해 1000억원 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대규모 평가손실은 17일 현재 원ㆍ달러 환율이 1116원으로 지난 6월말 1046원에 비해 6.7% 가까이 상승한데 따른 것이다.

기업들이 키코에 가입할 때 원ㆍ달러 환율의 변동 범위를 주로 900원대 초반이나 중반으로 설정, 환율이 1000원을 넘어서면서 대규모 환차손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코스닥기업인 태산엘시디는 지난 16일 키코의 대규모 평가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법원에 법정관리인 회생절차개시 신청을 접수했다. 이 회사의 키코 환차손 규모는 806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의 법적 대응 수위도 강도를 더하고 있다.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환 헤지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달 중 거래 은행들을 대상으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앞서 오토바이 수출업체인 S&T모터스는 지난달 제일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중소기업들은 은행이 키코를 판매하면서 상품 리스크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평가손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감독당국도 최근 은행의 키코 거래에 대한 실태 조사에 착수해 부실 판매 혐의를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당국은 해당 은행에 대한 소명 절차와 제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제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은행별로 키코 판매 규모와 평가손실 규모 등의 현황 파악 작업을 하고 있다"며 "평가손실에 대한 책임 문제는 은행의 소명 절차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해 현재로써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송정훈기자 rep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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