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미국발(發) 금융위기에 대한 대책과 전망을 묻는 질의가 쏟아졌다.

산업은행이 추진했던 리먼 브러더스 인수협상의 적절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 미국발 금융위기 대책 추궁

먼저 리먼의 파산보호신청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메릴린치 인수, AIG의 구제금융 등에 따른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이 빗발쳤다.

민주당 강봉균 의원은 "이번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작이라고 본다"며 "앞으로 2, 3차 파산 기관이 있을 것이고 2, 3차 여진도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도 "이게 끝이냐, 시작이냐"고 물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투자은행(IB) 체어맨을 만났는데 그는 시작이라고 했다"고 전한 뒤 "솔직히 알기 어렵고 판단하기 아주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1년 이상 끌어온 문제"라며 "앞으로 어려운 시기가 좀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또 "금융 쪽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고 실물 쪽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 장관은 정부 대책이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워낙 변동성이 심해서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웠다"며 "조기경보시스템에 따라 6~8월은 주의 단계였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대책과 외환보유고 등 금융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정부가 지나치게 안이하게 인식하고 한가하게 대응하는 게 아니냐"며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자가 이탈할 가능성을 우려했고 한나라당 최경환의원은 해외 차입여건과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전망을 물었다.

강 장관은 발행을 유보한 1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에 대해 "아주 안좋은 상황이 며 전체적 자금경색으로 금리 뿐 아니라 유동성도 좋지 않은 만큼 면밀히 검토해 나가겠다"며 "현재로선 언제 어떻게 될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롤오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문제가 없는데 단기화돼 가는 게 문제"라며 "금융시장이 경색되면 롤오버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이 빠져나갈 경우 외환보유액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강 장관은 "2천400억달러가 넘는 높은 보유고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외환보유액에는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강 장관은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연말에 외국인들이 만기 도래하는 채권을 매도 하더라도 문제가 없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현재 보유고로 충분하다"고 답변했다.

한나라당 김광림 의원이 "외평기금이 돈 먹는 하마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 데 긍적적인 측면도 있었다"고 평가하자 강 장관은 "앞으로도 가능하면 확대해 이런위기에 대응토록 준비하겠다"며 외평기금 확대방침을 시사했다.

◇ "산은 민영화 재검토해야"

산은이 추진했던 리먼 인수 협상에 대해서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산은 총재가 리먼 인수에 나서면서 한국 금융의 실력을 세계적으로 과시했다는 얼토당토않은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인수 협상 비용이 국익에 반하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강 장관은 "출장비 정도 들었을 것"이라며 "듀 딜리전스(실사)에 들어가지 않아서 특별한 비용이 들어간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산은 민영화 방안을 새로 만들 것을 요구했다. 그는 "투자은행(IB) 자체가 세계적으로 도산하는데 이를 모델로 삼은 산은 민영화는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이 미 IB측이 우리 금융계에 의향을 타진할 때 왜 경고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강 장관은 "산은 외에도 여러 은행에 대해 외국 IB가 와서 협의 가 있었지만 정부는 조심스런 입장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거시경제에 있어모르핀식 처방은 안된다는 게 이번 쇼크의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산은이 리먼의 부실규모에 대해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도 꽤 적극적이었다는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를 소개한 뒤 "어제 산은 행장이 기자회견에서 리먼이 산은 제안을 받았으면 파산을 면했을 것이라고 했는데 행장 자격이 있는지 한심스럽다"고 개탄했다.

같은 당 이광재 의원도 산은이 리먼을 인수했다면 산은이 파산했을 것이라며 민유성 산은 총재의 발언을 비난한 뒤 협상 상황에 대한 강 장관의 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따졌다.

강 장관은 이에 대해 "(민 총재) 취임 얼마 뒤에 사무실로 와서 보고받았다"며 그 후로는 직접 보고가 없었으며 협상에 관여한 적도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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