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간 언론계 헌신…정보화 산파역할도

문화일보 창간 총지휘… 2005년까지 현역활동
1960년 기자로 입문… 군사정부 시절엔 옥고도



46년간 언론계에 헌신하며 한국 언론 창달에 이바지해 온 이규행 전 문화일보 회장(73)이 10일 오전 2시10분 서울아산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1935년 충남 공주 출신인 고인은 서울 양정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60년 조선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투신, 동아일보를 거쳐 경향신문 편집국장과 논설주간 및 주필, 한국경제신문 사장, 문화일보 사장ㆍ회장, 중앙일보 고문 등 국내 주요 일간지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고인은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직후 이승만 정부 말기에 부흥부에서 잠깐 공직에 몸담았으나 4ㆍ19 직후인 1960년부터 기자생활을 시작, 군사정부 시절엔 직필이 당시 군부의 심기를 건드려 6개월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주로 경제부 기자로 필명을 날렸던 고인은 현역 언론인 신분으로 재무부와 농수산부, 동력자원부 등 정부 경제관련 부처의 자문위원이나 심의위원에 위촉될 정도로 전문성을 높이 인정받았다.

고인은 1991년 문화일보 창간을 총지휘하며 5년간 문화일보 대표를 맡았다. 이어 중앙일보 고문을 거쳐 일흔을 목전에 둔 나이에 '메트로'와 '포커스' 등 무료신문을 창간하고 2005년까지 대표를 맡았으며 스스로도 "평생 쉬어보지 않은 현역이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고인은 "어렸을 때 공부를 열심히 하면 젊어서 고생하지 않고, 젊어서 열심히 공부하면 나이 먹어서 고생하지 않고, 늙어서 열심히 공부하면 죽을 때 고생하지 않는다"는 말을 생활신조로 삼았다. 바쁜 언론생활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번역서와 저서를 연이어 펴내 '훌륭한 장서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저서로 '한국경제성장론' '경제를 보는 눈' 등을 냈으며,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 '미래쇼크' '권력이동'과 '빌게이츠의 미래로 가는 길' '감성의 승리' '빌 게이츠의 생각의 속도' 등 유명 저서를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하고 저자를 초빙하는 등 우리나라가 정보화 시대의 문을 여는데 산파 역할을 맡아 '미래학의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원효경 씨(75ㆍ숙명여대 총동문회 고문)와 아들 준영(개인사업), 딸 지영(개인사업)ㆍ화영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시안공원묘원. (02)3010-2292

최영운 기자 young@

◇사진설명 : 1995년 문화일보 갤러리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서 이규행 전 문화일보 회장(오른쪽 두번째), 손광식 전 문화일보 사장(첫번째), 김흥수 화백(왼쪽 첫번째) 등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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