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종 정보미디어부 기자


"상반기 결산을 했는데 올해 목표에 턱없이 부족해 걱정입니다." 최근 기자가 만난 한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사장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푸념했다. 광고 매출이 크게 줄었고 자체 제작을 늘리다 보니 수익구조가 나빠졌다는 것이다. 또, 최근 올림픽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케이블PP를 어렵게 하고 있다. 그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 회사는 국내서 내로라 하는 대기업 계열이었다.

그의 얘기를 듣다 보니 대기업의 방송 시장 진출을 반대하는 지상파방송사와 언론노조가 떠올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지상파방송, 종합편성PPㆍ보도PP 등 방송 사업에 진출할 수 없는 대기업 기준을 현행 자산 총액 3조원이상에서 10조원이상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인데, 지상파방송사와 언론노조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대기업이 보도채널과 종합편성 채널에 진출해 공익성을 추구하는 지상파방송을 위협하고 방송이 상업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케이블TV 업계 종사자들은 이들의 우려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케이블 방송 채널에서 꿈의 시청률은 1%다. 2~3%만 되도 '대박'이란 얘기가 나온다. 지상파에 비해 턱없이 낮은 비용으로 제작하려다 보니 간혹 '선정성이 지나치다'는 뭇매를 맞기도 한다. 그런데도 적자가 나지 않으면 다행이다. 과연 어떤 대기업이 선뜻 이런 시장에 들어오려고 할까.

최근 CJ미디어의 tvN에서 지상파방송과 유사한 시사 토론 프로그램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그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2% 내외다. CJ는 지상파방송사들이 규제가 완화되면 종합편성PP에 진출할 것으로 점치는 대기업 1순위다. 지상파방송사들은 대기업이 들어오면 여론을 왜곡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의 시청률로 20~30%에 이르는 지상파방송사 메인 뉴스에 대항해 여론을 왜곡할 수 있을까.

지금 케이블방송 시장에 필요한 건 오히려 규모 있는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다. PP중 상당수는 인기 지상파프로그램을 값싸게 사와서 광고매출을 올리는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언감생심이다. 대기업 자본이 들어온다면 지상파방송사에게 일부 위협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콘텐츠 시장에는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다. 언론노조의 주장이 일부 지상파방송사들의 이해 관계에 너무 매몰돼 있지 않나 되짚어 볼 일이다.

강희종기자 min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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