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멈춘 '올림픽 단전'

중국, 예고없이 공급제한… 대책마련 분주



석탄가격 급등과 베이징올림픽 개최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으로 중국에 '전기 대란' 사태가 발생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한국 기업이 몰려 있는 산둥성과 랴오닝 근교에 위치한 옌타이, 칭다오, 톈진 지역의 경우 일주일 중 4일간 단전조치를 하거나 주말에만 전력을 공급하는 사태가 이어지면서 중국 진출 한국기업들이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18일 관련업계 및 KOTRA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 개최 기간 동안 전력 공급을 제한하거나 아예 단전조치를 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베이징 근교에 생산라인을 보유한 기업들이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또 신규로 생산라인을 증설한 기업은 아예 공장 가동을 9월 말 이후로 연기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칭다오의 경우는 시를 제외한 근교지역에 주 2일 제한 송전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 칭다오를 행정구역별로 나눠 이틀간 단전조치를 취하고 주말 대체근무를 권고하고 있다.

한국 투자 기업 약 2000개사가 몰려 있는 옌타이 지역은 일주일 중 평균 4일간 전력 수급이 되지 않고 있어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 또 전력이 공급되더라도 사전 예고없이 정전 사태가 벌어지거나 전압이 떨어져 제품 불량률이 높아지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고 업계는 전했다.

황재원 KOTRA 중국 현지 무역관은 "중국의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석탄 가격 급등으로 최근 전력 수급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전체 전력 생산량의 70% 이상을 석탄 화력발전을 통해 수급하고 있으며 20%를 수력, 10%를 풍력 에너지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석탄 가격 폭등으로 인한 화력발전소의 원활한 운용이 힘들고, 여기에 베이징 올림픽 개최가 맞물리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올림픽을 전후해 중소형 탄광을 폐광 조치한 것도 석탄 수급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진출 국내 부품소재기업의 한 관계자는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에서는 탄광 갱도가 매몰돼 수백명이 죽는 사태가 공공연히 벌어졌다"며 "중국 정부가 안전상의 이유로 중소형 갱도를 강제로 폐광시키고, 석탄 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가격 통제를 하다보니 탄광사들이 석탄 공급 자체를 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석탄가격을 제한하면서 석탄 탄주들이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한 것이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품질이 떨어지는 석탄이 발전소로 유입되고 있고, 중국 대부분의 노후화된 발전소는 잦은 고장을 일으키며 정상 운영이 힘든 상황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중견 부품업체인 파트론(대표 김종구)은 중국 옌타이에 월 2000만개의 크리스탈을 생산할 수 있는 클린룸 설비 증설을 오는 8월 완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과 맞물려 전력 수급에 차질이 예상돼, 신규라인 생산가동을 9월로 연기했다.

회사 관계자는 "베이징올림픽과 맞물리면서 전력 수급에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가동 일자를 연기해 효율적인 생산성 향상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중국 산둥성에 건평 1만4728㎡ 규모의 공장을 준공한 PCB제조기업인 비에이치(대표 김재창)도 전력 수급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공장 풀가동 일정을 9월경으로 늦춰 잡았다.

KOTRA 관계자는 "칭다오의 경우 곧 베이징올림픽 요트경기가 치러지기 때문에 칭다오시를 제외한 외곽지역의 전력 수급 차질이 예상된다"며 "중국의 인플레이션 지속과 석탄가격 폭등, 올림픽이 겹치면서 중국은 유례 없는 전력 대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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